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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소비자 맞춤형 사양기술 도입에 한우 미래 있어

  • 등록 2016.12.07 10:43:50

 

황 성 구 교수(한경대학교)

 

우리 소비자들은 한우고기를 얼마나 먹는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우고기를 한달에 한번 두번 먹을까 말까 아니면 그것도 잘 못 먹어요” 하는 대답을 쉽게 듣는다. 한우고기를 드시면 어떤 등급의 고기를  드시는가 물으면 대개 “1등급 이상이면 대만족이죠!” 하는 말에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왜 1등급 이상이냐 물으면 마블링이 잘 된 꽃등심 고기를 살짝 구워 먹으면 입 속에서 씹을수있도록 느껴지는 그 감칠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 뭐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씹을 때 어우러지는 맛, 거기에는 지방산, 아미노산, 휘발성 물질, 육즙이 가지고 있는 이런 저런 맛이 어우러지고 씹을 때 느끼는 조직감이 기억되어 또 한우고기를 먹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들이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가 맛있는 줄은 아시는 듯하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쇠고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들을 하고 있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이 있는 것 같다. 몇 일 전 아침 출근 준비를  하던 중 TV에서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가 맛은 좋은데 이것을 먹으면 포화지방이 많아 몸에는 안 좋다는 쪽으로 시청자들의 생각을 유도해 가는 것을 보며 이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왜 몸에 좋지 않으냐 물으면 막연히 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한우고기는  포화지방산이 약 37~40% 이고 불포화 지방산이 48~51% 정도로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이 불포화지방산 중 단가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은 수입쇠고기가 40% 정도인 데 비해 한우는 47%정도로 훨씬 많은 량이다.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이 10kg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쇠고기를 먹고 포화지방산이 많아 몸에 좋지 않다고 쇠고기를 먹지 않는 다고 하면 아마도 건강을 망친 사람들이 심각하게 많아야 할 텐데 과연 그럴까? 많은 사람들에게 물으면 “없어서 또는 비싸서 못 먹지요” 라고 답한다. 이제 이러한 단편적이고 편향적이며 검증되지 않는 언론 내용에 대해 조금은 실망마저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가 좋으니 나쁘니 해도 수입쇠고기가 이제 무한정 한우고기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시장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믿어도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수입쇠고기가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고 수입쇠고기가 들어와도 한우고기를 소비하는 층이 든든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에서 먹어보면 조금 덜 먹더라도 한우고기를 먹어야겠다고 말하는 한우고기 맛을 아는 소비자층이 생겨났다는 결론이다. 물론 건강을 염려해서 근래 마블링이 높지 않은 쇠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유통전문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한우 생산 농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미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한우의 뭉쳐진 지방, 특히 근간지방은 대부분 잘라내기 때문에 그 비싼 사료를 먹고 버려지는 지방을 생산하는 사육방식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블링이 생기더라도 단순히 등심 내 지방함량이 얼마나 많은 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세포가 얼마나 촘촘하게 잘게 고르게 퍼져 있는지 하는 섬세마블링 평가지수를 만들어 곧 평가방법을 개선하려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한우 농가는 그동안 마블링 등급을 올리려는 일념 하에 열심히 개량에 박차를 가해 왔는데 이것도 5~10년 전에 비하면 매우 향상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최고 등급인 1++ 등급 출현율이 전국 평균 20% 정도를 넘지 못하고 있고 아직도 일부 농가를 제외하고는 1++ 등급의 한우를 생산하는 사양관리 기술을 확립하지 못한 채 이런 저런 도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블링 등급을 올리는 기술도 터득이 안 되어 있는데 섬세화 기술까지 도입해야 하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는 반대로 소비자들은 적육(지방이 거의 없는 순 살코기)을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우산업의 미래가 점점 답답해지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만일 한국의 쇠고기 소비자들이 적육을 더 선호한다면 풀로만 키운 싼 수입쇠고기를 소비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 한우고기의 설 자리는 과연 어딘가 하는 불안감도 생긴다.
적당한 마블링의 수입쇠고기는 이미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지에서 꾸준히 수입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가 인기가 좋다는 것을 알아 그러한 쇠고기를 수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수출용 비육우는 거세도 일찍 하고 곡류도 더 먹이고 다양한 사료영양적 조절기술을 도입하여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쵸이스급 또는 프라임급 쇠고기는 이미 대형 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한번 구매하여 시식을 해 보았다.
소비자들의 입맛과 조리가공법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역시 원료육 자체 즉  한우가 가지고 있는 감칠맛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 한우고기를 먹어본 소비자는 이 정도는 구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한우고기의 어떤 독특한 맛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여기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알아야 농가가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기에 맞춤식 정밀사양관리기술을 도입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즉, 순살코기를 원하는 소비층이 있는 반면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를 원하는 층이 모두 있기 때문에 쇠고기 가격은 시장논리에 맡겨져 소비자의 소비추세가 결정해 가리라 판단된다. 즉 순살코기 소비가 많고 마블링이 높은 쇠고기 소비가 감소하면 마블링이 잘 된 높은 등급의 쇠고기 가격이 낮아져 조금 낮은 등급의 쇠고기와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게 되리라 본다.
마블링 등급이 높은 고기가 여전히 인기가 좋으면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농가들은 여전히 고급육 생산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려는 기술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농가들도 27개월 정도에 출하할 수 있는 육량형 한우를 생산할 것인가 30개월령까지 사육하며 육질등급을 높인 육질형 한우를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농가별, 육종개량형질별 맞춤식 한우비육 기술을 가지고 정밀사양관리를 해서 소비자들의 선택할 권리도 주고 한편으로는 한우소비자들의 입맛을 리드해 가는 똑똑한 농가가 되어야 관세제로 시대를 준비하고 한우의 독특한 맛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여 한우산업의 미래를 밝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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