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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성공적 가업승계, 로드맵이 필요하다

  • 등록 2016.11.16 10:31:25

 

안 기 홍 소장(안기홍 양돈연구소)

 

최근 2세, 승계, 후계자에 관련한 모임과 기사가 봇물 쏟아지듯이 나오고 있다. 생산자단체나 연구기관, 학계 모두 앞다퉈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일부 행사에는 외국강사까지 초빙되는 등 언제부터인가 양돈업계의 핵심 키위드로 부상했다.
물론 지금까지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온 만큼 무척 다행스러운 추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승계나, 후계의 문제는 일회성의 피상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거나, 재산상속과 절세, 단순한 의사소통 정도에 초점을 맞춰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부 대규모 기업농장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양돈장의 인력구조는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필자가 최근 10여개농장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농장근로자가 63명중 외국인근로자가 46명으로 무려 73%에 달했다).
또한 일정규모가 되면 농장주가 현장업무에 손을 떼는 게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2세 후계자 또는 전문관리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2세는 현장의 중심이 돼야하고, 보다 조직적이고, 과학적이며, 장기적으로 발굴, 육성돼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까.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 홈페이지의 최근 뉴스란에서 ‘2세’ 라는 단어를 를 검색해 봤더니 ‘양돈 후계 위한 전담기구 필요’ ‘무허가축사는 승계·매매도 못한다?- 축산단체 반발’ ‘한돈산업 미래, 1-2세대 소통에 있어’ 등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한돈협회 발행 월간지에서는 보다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협회 차원에서 2세 경영인 이탈 방지 대책 마련해야’, ‘양돈은 인력과 시설 싸움…철저한 분석 후 시설투자 필요’, ‘전국 통합 젊은 한돈인 모임 제안’, ‘2세 양돈인이 겪는 부모와의 갈등…농장성적으로 극복’, ‘농업정책자금 금리 1%대로 인하해야’, ‘환경문제 해결 않고선 미래 없어’, ‘젊은이 진입 장벽 낮춰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 였다.
한편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2015년 6월 108개 양돈농장주를 대상으로 (40대이상, 자녀가 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승계과정의 애로사항은 축산규제, 증여세등 세금부담, 증여상속 법적절차와 지식부족, 승계자에 대한 정책자금지원 부재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승계자의 전문성, 경험부족은 후순위로 밀려 있었으며, 경영주와 승계자간의 갈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세대 경영자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닌가 판단된다.
필자가 수차례 걸쳐 2세교육을 진행하며 면담, 발표 등에서 파악한 바로는 2세후계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1세대와의 갈등해소 및 소통, 일과 삶의 균형유지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절실한 대책으로 지목돼온  경영기술교육지원과 갈등해소 프로그램지원에 대한 요구는 촤하위로 나타난 것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양돈 1세대들이 승계문제를 의타적이고 외부 의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배경으로 사료된다. 특히 2세대들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가족기업승계 전문가인 김선화박사는 가족기업의 승계프로세스와 성공적 승계요인이라는 논문을 통해 가족기업이 2세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약 30%이고, 3세대까지 성공하는 비율은 14% 정도밖에 되지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선화 박사는 이어 가족기업이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소유권과 경영권을 승계하는데 가장 큰 실패원인은 매우 복합적이고, 고도의 감정이 결합된 승계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성공적승계를 위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현 경영자와 후계자간 신뢰기반의 좋은 관계(Quality Relationship)임을 강조했다.
특히 가족기업의 승계프로세스는 단기적인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세스로서, 후계자의 성장단계에 따라 후계자와 경영자의 역할이 조정되는 5단계의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있다. 1단계는 현경영자의 단독경영시기이고(성장기부터 회사와 접촉하게 해라), 2단계는 후계자 훈련 및 개발단계이며(후계자를 현장에 보내라), 3단계는 상호협력단계(후계자의 리더쉽을 개발하라), 4단계는 후계자에게 리더십이 점진적으로 이전되는 단계이며(경영자가 통제권을 줄이고, 후계자의 능력을 확신하라), 마지막 5단계는 최종 경영권의 이전단계(아름답게 은퇴하는 것도 중요하다)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가업승계는 자녀의 어린시절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서 길게는 20~30년동안 진행되는 프로세스임을 강조한 것이다.
250년간 기업을 계승해온 로스차일드가가 생존해온 비결은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기업이념을 계승해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경영학의 구루, 피트 드러거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첫 번째 플랜은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은 미션을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양돈산업이되기 위해서는 기존 가업승계자, 규모확대 희망농가, 신규진입, 자영희망자, 양돈장 취업대상인 농축산계 대학생 등 을 아우르는 노력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절세, 상속 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2세 승계문제를 보다 본질적인 요소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조직과 예산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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