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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13>부정을 긍정으로…지붕개폐우사 채택

대학자들 앞에서 이론과 실제의 차이 장시간 설득

  • 등록 2016.11.16 10:19:15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각 대학 교수분들과 축협전문가들의 많은 의견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결집되었고 건축사분들은 건축 구조학상의 문제점과 풍하중, 적설하중 등을 고려하여 건축자재의 57강도와 규격 등을 적정한 규격으로 설정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환경부, 농림부, 건설부의 담당관들과 함께 분야별로 검토가 이루어지고 현장의 이야기가 반영됐다. 하나의 축사표준설계도를 논의할 때 심의위원 한 사람의 발표시간은 30분이었다.
필자가 처음으로 축사표준설계도 심의위원으로 위촉되어 초기단계 지붕개폐우사를 표준설계도로 채택할 것을 요청했을 때 이야기다.
대부분의 심의위원님들은 외국의 휴식장 개념을 도입하여 신축된 우사가 해가 가장 짧은 동지에는 축사구석까지 햇빛이 들어가고 해가 가장 긴 하지에는 그늘이 충분히 가리어짐으로 굳이 지붕개폐우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었다.
심의위원님들 대부분이 지붕개폐우사를 반대하시는 것은 그 효과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 생각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이론과 실제의 차이 때문이었다.
필자는 30분이라는 제한시간을 초과하며 무려 1시간 20분을 지붕개폐우사의 우수성과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교수님들의 의견이 현장에서 큰 차이점이 있음을 강조했다.
유재일 부장님과 정영채 학장님 그리고 많은 교수분들도 공감하시고 마침내 지붕개폐 축사표준설계가 만들어지게 됐다.
심의 회의를 끝내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축산부문의 대 학자님들이 나이어린 필자의 등을 두드려 주며 술잔을 주셨을 때 철없이 우쭐했던 마음이 지금 와서 생각하면 발표과정에서 그 분들의 권위와 명성에 마음의 상처를 드린 것 같아 그때를 생각하면 항상 죄송스런 마음뿐이다.
1970년대 후반 강진축협에서 자체종모우로 인공수정용 정액을 제조하여 농가출장을 다닐 때 일이다. 성전면 대월리로 출장을 갔는데 백발이 유난히 하얀 어르신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내가 누구인지 알고 찾아왔느냐”면서 고향을 물으셨다.
솔직히 모르고 찾아온 점을 말씀드리고 강진축협에서 근무하게 된 동기인 인공수정의 기술과 목장에 대한 장래의 꿈을 말씀드렸다.
강진축협의 초대 조합장을 지내셨다고 말씀하시면서 앞으로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그 분의 지난 성장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일본 강점기에 마을 앞에 일본군 헌병이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고장이 나서 못 가게 되는 것을 보고 아버지께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졸라서 오토바이를 사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은 그 오토바이를 가지고 비행기를 만들어 멀리 날지는 못했지만 조금은 날았었다고 말씀하시면서 해방 후에는 경찰비행대에 들어가서 경찰비행대의 비행기를 수륙양용으로 개조했다고 하셨다.
고향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 몇월 몇일날 수륙양용기로 강진앞바다에 착륙했다 이륙을 할 것이니 친구들이 모두 다 나와서 구경을 하도록 했다고 하시면서 벽에 걸린 사진들이 그 때 그 사진들이라고 일일이 설명하셨다.
꿈같은 이야기에 어안이 벙벙했다. 수륙양용기로 개조하는 장면의 사진을 비롯한 많은 사진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그 분 아들들도 모두 공군비행기 조종사였으며 전투기에서 찍은 아들들의 사진이 벽에 쭉 걸려있었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이고 탐구적인 그 어르신의 이야기는 큰 감화를 주었고 모든 일을 가능성과 열린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감동의 시간이 됐다. 이때 받은 감동적 말씀은 항시 기억되었고 열린 생각의 동기가 됐다.
필자는 열린 생각의 발상을 가진 분들과 각 분야 기술자들의 지혜를 모아 지붕개폐우사를 개발하게 됐다.
사랑방 부엌의 외양간에서 최첨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붕개폐우사에 이르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과정을 통해 앞으로 발전시켜 나아 갈 한우사육시설의 미래를 많은 분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축산업의 현대화가 시작되는 초기단계일 때 강진축협에서는 제주도에 들어온 부라만종 육성우를 제주도로 배를 가지고 가 직접 사와서 비육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계획했다.
제주도에서 강진읍 포구까지 거리가 멀었지만 수송선의 운송료를 주더라도 제주도에서 소를 사오는 것이 육지의 한우를 사는 것 보다 가격면에서 훨씬 유리했다. 제주도는 교잡우지역으로 교잡종 소가 많이 있었다. 그 당시는 육질의 개념이 없는 때여서 성장속도가 빠른 교잡종 육우를 선호했던 시절이었다.
이 무렵에 많은 부라만종의 피가 육지 한우에 혼입되었고 혼혈이 된 소들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부라만종 특유의 견봉은 없어지더라도 눈과 입술 주변의 검은색 모색, 흑비의 유전은 반복력이 매우 강했다.
육질등급제에 의한 가격이 결정되면서 부라만종의 혈통이 섞인 개체는 육질에서 매우 떨어졌으며 이러한 반복력도 대단히 강력했었다. 때문에 한우의 유니폼화를 통해서 부라만종의 혈통을 걸러낸 것은 대단히 잘된 결과였다.
지금은 그 때 교잡개량으로 가야한다는 그 많은 주장들에 대해 먼 후일 한우를 없애버린 책임을 누가 질 거냐며 끝까지 굳은 신념으로 순수혈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셨던 축산 선구자분들께 두고두고 감사드려야 할 일이다. 
다만 흑비를 혈통등록도 못하게 하는 지금, 순수 흑모한우의 혈통이 없어짐에 따라 흑모한우는 부라만 교잡종과는 입술주변의 흑모형태가 달라 이제는 입술주변의 모색을 보고 육안적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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