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갑 수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최근 세계 육류소비 증가와 반려동물 시장 확대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유망산업이다. 앞으로도 급속도로 확대·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약 239억불(약 27조원)로서, 2006년(160억불) 이후 연평균 6.3%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연간 4~5%의 매출액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동물용의약품 시장의 경우, 2015년 기준 내수시장 규모는 6천540억원이다. 이 중 수출은 내수시장의 38%를 점유하는 2천449억원으로서 2010년도 수출 점유율 18.5%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도 수출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2016년 상반기 수출실적은 동기 대비 4% 증가로 당초 목표로 한 17% 성장에는 크게 못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와 해외 수출국의 관리 체계 강화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 동물용의약품 산업이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지속적인 수출 신장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성장세의 둔화 원인을 내부에서부터 찾아봐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주요 생산업체에서는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제네릭 제품 생산 판매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특화된 수출 유망품목 개발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략적 R&D 투자뿐 만 아니라 해외 시장 분석, 기술 협력 등 다양한 글로벌 전략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특히 수출 유망품목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세계시장을 선도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혁신적 연구개발(R&D)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신약 개발에는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원천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이나 국가연구기관의 원천기술 즉 BT, IT, NT와 이들의 융·복합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산학연 공동연구를 유도하고, 이에 집중 투자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동물용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해외 현지 임상 시험을 확대히여야 한다.
수출 전략품목 개발연구 시 수출국 현지의 지명도가 높은 대학교수나 연구원이 참여하는 공동연구로, 개발제품의 현지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현지에서의 제품 등록이 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제품의 우수성을 현지인들로부터 단기간에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현지 적용시험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아열대성 동물질병에 대한 동물용의약품 등의 개발로 수출품목을 다양화해 수출 활성화와 더불어 이들 질병의 국내 발생 시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다발하는 동물질병·인수공통질병에 대한 첨단 진단키트, 예방약, 치료제 등을 미리 연구 개발함으로써, 이들 질병의 국내발생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개발 제품 또한 이들 지역 국가로의 수출 등 전략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지난 5월 대통령께서는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시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은 이제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 R&D’에서 ‘선도형 R&D’로 시스템을 혁신해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다.
또한, 같은 5월 정부에서도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통한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하여, ‘수출주도형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하면서 R&D 투자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정부에서 동물용의약품 산업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한 만큼, 우리 업체에서도 이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