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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5> 한우개량의 유니폼화 폐해

흑모·천지각한우 등 종자보존 못해 안타까워

  • 등록 2016.10.05 11:05:51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필자는 최근에 흑모가 섞여진 천지각한우를 축산과학원에서 유전자검사를 하여 순수혈통으로 밝혀졌을 때 너무나 아쉬움이 컸고 대관령 한우시험장에서 한우의 원조가 흰색과 황색 검정색의 한우 피가 섞여서 오늘날의 한우가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는 황색한우에서 없어진 흰색 한우와 검정색 한우를 복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내 자신의 짧은 지식에 부끄러웠고, 남원 유전자원연구소에서 흰색한우를 복원하였다는 말에 매우 놀라웠다.
또한 아랫배에 흰색줄무늬 한우는 체구가 크고 쟁기질을 잘 했었는데,  흑모한우와 함께 유니폼화로 없어진 대표적인 유전자이다. 우리 한우를 가져다 세계 최고의 육우로 개량한 흑모화우를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더구나 없어진 유전자를 복원해내는 일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하고 몇 천배의 노력이 필요한 일인가?
우리는 속담에 “소 잡아먹을 줄 모르면 검정 소 잡아먹는다.” “같은 값이면 검정 소 잡아먹는다”라는 말로 검정한우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씨를 말렸었고, 황색의 순색으로만 혈통등록하고 종모우를 선발하는 인공수정개량의 유니폼화를 통해 완전 멸종을 시켰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선조들에게 부끄럽고 후손들에게 면목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1970년대의 한우 챔피언대회 때 먼 후일의 근친을 예상하고 혈통의 다양화를 최소한 종자보존의 방향으로라도 노력 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 일본이 강점기에 가져간 한우를 고지현에서 앵거스와 교잡해 별도관리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당시의 전라남도 한우 챔피언대회만 하더라도 그 열기와 기대는 대단하였고 그 후 도별 축산진흥대회로 발전하였으나 뜨거운 열기가 식어가고 있었고, 한우개량평가대회로 바뀌면서 당일 짧은 시간에 그치는 행사로 끝나고 있다.
몇 년 전 3일간 열리는 북해도 화우공진회를 참관하였다. 화우뿐만 아니라 여러 축종이 함께하는 진지하고 열성적인 축제의 분위기였고 뜨거운 열기와 개량의 자존심이 그리고 여기에 자기 개인 농장의 긍지를 가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우리도 축산진흥대회를 부활시키고 한우개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한우인의 날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쁘고 이런 일은 간단히 빨리 끝내자 고들 한다. 오직 능률만을 생각하고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한우개량평가대회는 축산진흥대회로 부활 발전시켜야한다. 모색에 의한 한우의 유니폼화를 중단하고 없어져가는 육지의 흑모한우와 천지각한우를 복원해가는 방안도 보여주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되어야한다.
천지각한우(일명 풍류각한우)는 오른쪽뿔이 하늘로 향하고 왼쪽뿔은 땅으로 향해서 천지각이라 하고 뿔이 춤을 추는 것 같다하여 어른들은 풍류각이라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흥지역에만도 20여두의 천지각 한우가 남아 있었다.
천지각한우는 우리가 어릴 적에는 이런 소가 많았으며 뿔에는 불도장으로 우자를 낙인하여 있었다. 어르신들에게 불도장으로 낙인된 사유를 물으면 일본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량우라고 하기 위하여 불로 찍어 표시해 놓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 세상 모든 동물은 좌우가 대칭이다. 뿔이 되었던, 날개가 되었던, 팔이던, 발이던, 전부 좌우 대칭이고 같은 모습이다. 예를 들어 나비의 오른쪽 날개에 파란색 점이 있다면 왼쪽 날개의 그 자리에 똑같은 파란색 점이 있다.
사슴의 오른쪽 뿔이 두 갈래이면 반드시 왼쪽 뿔도 두 갈래이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좌우가 대칭 되지 않게 정반대로 창조된 것이 천지각 소의 뿔일 것이다.
천지각한우는 우선 뿔이 공격력이 없어 순하고 쟁기질 능력이 뛰어나서 우리 선조들이 쟁기질 일소로 오랜 세월을 길러온 천하의 명품인데, 우리 대에서 이런 유전자를 멸종시킨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 것이며 사후에 선조들을 뵐 적에 무어라고 말씀드릴 것인가?
우리는 천지각한우를 중국의 팬더곰 보다도 자랑스럽게 알고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해야 한다.
1970년대 후반 필자가 장성축협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큰방 할아버지가 소장수였다. 어느 날 한우 앞다리 부채뼈 위에 마치 큰 거북이 한 마리가 있는 것처럼 두툼하게 살이 붙은 소를 가져왔다.
큰방 할아버지는 이 소를 거북한우라고 했고 순창지방에 많이 있다고 하셨다. 전북 순창에서 소를 사다 장성장에 팔기 때문에 순창의 소들을 다 알고 계셨다. 나는 이 소에 매료되어 이 종자를 보존하려고 소를 매입하였으나 많이 있다고 해서 판매하고 몇 년전에 순창을 방문하여 이 거북한우를 찾았으나 멸종되고 없었다.
우리 선조들이 보호 육성하여 왔던 것이 우리 대에서 멸종되는 것을 시대적 탓으로만 돌리면 안 된다. 이런 다양한 종들을 별도 보호 육성하였다면 한우혈통의 근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겠으며 우량한 유전자원으로 활용되겠는가?
또 장성에서는 초창기 한우챔피언대회 때 출품우의 키를 낮추기 위해 암소의 발바닥을 깎아서 출품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크고 잘 생긴 소가 있었기 때문에 한우개량은 이런 숫소만의 우량한 유전자에 의한 것이었기에 이런 암소의 유전자가 축산진흥대회를 통해서 가급적 많이 발굴되고 활용되었더라면 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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