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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축산전공 인재 수혈이 안된다

상당수 축산대학 명맥 유지 급급…학부·학과로 축소 운영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축산 이해 못하고 오는 학생들
학과명에 ‘축산' 단어 배제
바이오 등 첨단 명칭 포장
전공보다 이름 보고 지망
전공 변경·외도 비일비재
산업계 전공자 확보 난항

 

‘축산’이 우리 대학교에서 사라지고 있다.
건국대학교와 강원대학교, 영남대학교 등 한 때는 ‘축산’을 전면에 내세운 단과대학까지 설치하는 사례도 등장했지만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축산’이라는 간판을 떼어버리고 ‘동물생명과학대학’ 등으로 얼굴을 바꾸거나, 학부 또는 학과로 대폭 축소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축산을 가르치는 학부나 학과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연암대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 등 특수대학을 제외한 일반 4년제 대학교에서 ‘축산’이라는 단일명칭을 사용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 대부분이 중도에 전공을 바꾸거나, 전공변경 없이 졸업을 하더라도 축산현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당초 축산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학과 이름만 보고 대학교 지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관련 대학의 한 교수는 “신입생 모집을 위해 학과 명칭만 수차례 바꾼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입학생들이 배우는 주요내용은 축산”이라며 “줄기세포와, 바이오 등 최첨단 학문을 다루는 것처럼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해도 뿌리는 달라지지 않다보니 학생들 입장에선 괴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본지 취재 중에 만난 축산관련 재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축산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축산관련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신입생 당시 개강총회에서 ‘축산을 가르치는지 알고 들어왔느냐’ 는 선배들의 질문에 어느 누구도 답을 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축산’ 이라는 이름이 바뀌기 전 졸업생들만 별도의 모임을 가질 정도로 같은 학과 출신 사이에서도 극명한 이질감이 표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을 통한 축산 전문인재 양성은 갈수록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좋다는 축산기업들 조차도 축산관련학과 출신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공보다 학교 이름만 보고 대학을 지망할 수 밖에 없는 국내 교육시스템과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면서도 축산업 자체에 대해 일반인들의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가치와 발전 가능성 등 축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교와 산업계간 교류를 확대, 대학생들이 직접 산업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축산업계나 대학, 정부 모두 별다른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도 축산을 가르치는 대학, 그리고 축산업에 진출하는 졸업생들은 줄어만 가고 있다. 인재 양성을 통해 축산의 ‘파이’ 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대학, 그리고 범축산업계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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