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25.2℃
  • 구름많음강릉 24.8℃
  • 구름조금서울 26.9℃
  • 구름조금대전 27.6℃
  • 구름조금대구 27.3℃
  • 구름조금울산 25.7℃
  • 구름조금광주 25.3℃
  • 맑음부산 28.0℃
  • 구름조금고창 26.1℃
  • 맑음제주 27.4℃
  • 구름많음강화 24.0℃
  • 구름조금보은 24.9℃
  • 맑음금산 26.1℃
  • 구름조금강진군 26.0℃
  • 구름조금경주시 25.5℃
  • 맑음거제 27.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내가 걸은 60 성상(星霜)의 목장길><59> 수요자와 소비자를 위한 행정

  • 등록 2016.05.13 11:09:37
[축산신문 기자]

 

호주산 양모 수입 선박, 구제역 비청정국 경유해 입국
외화 손실 차원 융통성 발휘…검역통관 승인 받아

 

축산국장 재임 시 어느 날 방모협회 전무가 국장인 본인을 찾아왔다. 사연인 즉, 양복원단을 생산하기 위하여 호주로부터 양모를 싣고 오던 선박이 싱가폴 근해에서 좌초되어 싱가폴 항구에 견인 수리 후 한국에 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시 싱가폴은 가축위생법상 구제역의 비 청정국가이기 때문에 검역통관 시킬 수 없다는 우리 검역당국의 강력한 이야기였다고 한다.
당시 벌크로 선적한 것이 아니고 밀폐된 컨테이너 내에 포장 되었기에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상태이며, 원모상태로 병균세균 등의 절대 접촉 안 되었으니 당시 50만 달러의 원모를 소각폐기 하는 것보다 컨테이너 개봉 시 검역관 입회하에 철저한 소독을 한 후 사용하겠으니 검역 통관하여 달라는 요구였다.
당시 가축전염병예방법상 불가하다는 것을 검역원 측이 민원을 안 들어 준 상태였다.
이는 가축위생과 보다 동물검역원의 소관으로 당시 인천지소장이 완강하여 본부 위생과에서는 밀폐된 컨테이너 내에 보관되었으니 철저한 사후관리를 조건으로 통관검토를 이야기 했으나 담당지소장이 완강하니 국장을 방문, 선처를 요구하기에 본인 역시 지소장에게 선처를 검토하여 보라고 지시하였으나 요지부동이었다. 그래서 직접 농림부장관에게 공문으로 건의하라고 하여 법을 어기는 행정조치이나 질병 전파 우려가 없고 외화손실 및 외화획득을 위한 양모방직 사업을 위하여 처리 [1안]은 원칙대로 소각처리 폐기한다. [2안]은 밀폐된 컨테이너 내에 포장 되었으니 철저한 소독 후 통관시키는 두 가지 안으로 장관님의 결재를 받도록 하였다.
그 결과 장관님은 제2안에 결재하여 주면서 행정은 국가와 국민에 큰 해가 없다면 융통성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제2안을 결재하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또 하나는 당시 외국 자본이 투자된 퓨리나 배합사료 회사가 사료배합 및 품질관리에 대한 3년간의 기술용역 계약 하에 최저가격의 배합사료 생산기술을 미국의 전문업체로부터 받고 있었으며, 2차 기간이 만료(1977년 9월) 되기 전에 재연기 신청을 위하여 사료과에 1차 협의한 결과, 완강히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당시 퓨리나사료의 회장역할을 하던 제동수산의 심상준 회장이 국장인 나를 찾아와 기술 용역기간 연장의 사유를 이야기 하였다.
본인은 “회장님. 신기술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신다면 장·차관님의 재가를 받아 드리도록 담당과장에게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국내 배합사료 공장은 원료의 일반 및 영양성분 분석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축산시험장 및 외국에서 발표한 사료성분표를 기준으로 배합표를 작성하고 있으나, 퓨리나는 사용할 배합사료원료를 미국의 퓨리나 본사에 보내 성분을 분석하고, 원료의 가격과 영양성분을 입력, 전산처리로 최적화된 영양 및 가격의 배합표 제시를 받아 국내에서 각 가축별 배합사료를 제조 판매했다. 때문에 품질도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영업이 잘되고 있었다는 것은 가축영양과 사료를 전공한 본인은 잘 알고 있었기에 심 회장에게 이같이 제의했다.
“우리나라가 막대한 외화를 지불하여 기술제휴 하는 것은 그 기회를 이용하여 외국 신기술을 입수하기 위한 것”이라 하니, 심 회장은 공식적으로는 기술은 공개 제공할 수 없으나 암암리에 유출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약 10분 후 장관실로부터 호출이 있어 들어가 보니 당시 장덕진 장관님과 심 회장이 소파에 마주앉아 심 회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퓨리나측으로부터 신기술을 국내 사료업체가 받을 수 있다면 검토해보라는 말씀이었다. 그 후 경제기획원의 외자 도입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기술용역기간 연장을 일부 심의위원회의 반대를 설득하여 기술용역기간을 연장시켜 준 바 있다. 그 이후 퓨리나 사료에 근무하던 기술자가 국내 타 배합사료공장으로 스카웃되어 우리나라 배합사료 생산기술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1999년 초 우리나라 돈육의 대일 수출이 9만톤(3억 달러)으로 연간 10~20% 증가되었을 때 일본은 한국산 돈육 수입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 2003년 돼지콜레라 비 청정국으로부터 수입을 금지한다는 검역제도를 발표하였다.
본인은 이 때 대일 수출중단 시 한국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에 관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김기용 퓨리나 사장에게 조사연구비 지원을 요청한 결과 즉석에서 “얼마나 필요합니까”해서 2천만 정도라고 하니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즉석에서 답변하면서, “22년전 1978년 심상준 회장님이 당시 축산국장인 본인이 필요하여 회사에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 도와드리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라고 하기에 2천만원이 아니라 5천만원 연구조사비를 요청할 것을 하고 후회 해본일이 있다. 그때 조사한 연구결과가 2000년 3월 국내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 수출중단 대응에 크게 참고한 자료가 되었다.
그 내용인 즉, 2000년 3월 22일 우리나라에 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구제역으로 대일 돈육수출 중단에 따른 안, 등심, 후지 반송량 4천톤과 금후 생산될 안, 등심 3만8천톤의 국내 소비대책을 수립, 4월초에 당시 김주수 축산국장(농림수산부 차관 역임, 현 경북의성 군수)에게 보고하니 “1주일만에 이런 보고서가 작성되었느냐”고 하기에 사연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퓨리나 사료가 좋은 연구비를 지원하여 위기극복에 크게 기여하여 주었다고 하던 기억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