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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은 60 성상(星霜)의 목장길><58> 모든 제도는 행정이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

  • 등록 2016.05.11 10:06:11
[축산신문 기자]

 

육계 도계장 출하 제도 시행·종계 수입중단 정책 수립
취지 좋지만 현장 준비 안돼…농가 피해 커 재고 요청

 

앞에서 말한 바 있는 고시지역 내에서 유통되는 쇠고기 및 돼지고기는 그 지역 내의 도축장에서 도살 작업된 육류로 제한했다.
닭고기 역시 서울과 인천시를 고시했다. 그랬더니 같은 지역에 있는 정부에서 지정 허가된 도계장으로 하여금 생닭 유통을 막아 달라는 진정 및 압력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당시 육계사육은 지금과 같이 호당 1회 병아리 입식이 2만~5만수가 아니고, 육계사육은 부업 형태로 2천~3천수를 입식, 출하 방법도 오토바이로 육계를 수집하는 자에게 1.2~1.5kg 정도의 육계만 골라서 출하하는 형태로 수집한 육계의 출하장소 역시 남대문, 동대문, 재래시장에서 소비자가 생계 요구 시 즉석에서 도계 거래하는 체제였다.
당시 허가받은 도계장은 법대로 집행하여 달라는 정치적 압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농림부는 양계협회와 육계협회를 불러 육계는 도계장에서만 출하시키도록 하겠으니 육계협회는 도계로 중·소매상에 8월 10일부터 공급하도록 시행한다는 협약을 맺고 서울 외곽으로부터 들어오는 검문소에 경찰의 협조를 받아 오토바이 육계 반입을 차단하여 주었다.
문제는 도계장에서 도계된 닭을 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를 하지 않아 도계된 닭고기는 창고에 가득 차게 되고, 사육농가의 육계를 가져가는 수집상이 끊어져 일대혼란이 일어나 육계 사육농가가 육계협회 및 양계협회에 쳐들어가 난투극이 벌어졌고, 그 모습이 저녁 7시 TV뉴스에 크게 나왔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께서 몇몇 장관님들과 같이 진해별장에서 하계휴가를 보내고 계시던 중 TV뉴스에 나오는 난투극 상황을 보시고 그 자리에 계신 최각규 농림부 장관에게 저게 무슨 짓이냐고 문책적인 말씀이 있어 장관님이 자초지경을 말씀드리니 “장관이 잘 알고 있구만. 행정이 너무 앞서가면 안 돼. 기존 시장의 기능에 맞도록 행정을 해야 돼”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이후 몇 달이 지난 후 한복 두루마기 복장으로 이름 있던 박병배 야당 국회의원이 국장실을 찾아와 고시지역인 인천지역의 생계유통을 막을 수 있는 행정조치를 하라는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
본인은 “이와 같은 제도개선이 생산농가와 중간유통업자, 소비자에게도 어떠한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허가된 도계업자만 돕는 행정조치였습니다. 의원님 입장에서 제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생산농가와 유통업자(도계장), 소비자를 위한 행정조치를 해야 하는지 판단을 내려주십시오”라고 하니, 소파에서 일어나서 건너편에 있는 나에게 “소신껏 하라”고 얘기하면서 헤어졌다.
정의롭고 대쪽 같은 야당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나의 행정조치에 격려를 해주신 것으로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국산 닭 장려를 위한 수입종계 수입중지 조치였다. 1974년 외환위기에 처한 정부는 외국 수입원자재의 국산 대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란계, 육계, 종계(GGP, GP)의 수입을 중지하고 국산 종계를 육종 보급한다는 취지에서 당시 수입종계 업체인 한협, 한일, 천호 3개 종계업체에 국산 종계 육성 자금으로 각 3억원을 지원하고 1979년부터 종계 수입을 중지시킨다는 정책을 수립하였다.
당시 원원종계(GGP), 원종계(GP) 수입 외화는 약 30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세계의 산란계, 육계, 종계시장을 상대로 원원종계(GGP)를 육종하고 있는 영국, 미국의 종계 육종 농장과는 도저히 불가능한 국산 종계 생산정책을 당시 재무부로부터 오신 임 모 차관보가 결정한 정책이라고 들었다.
이에 본인은 양계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닭 능력 검정소의 산란 및 육계 생산능력을 검토해보니 국산 종계(일대 잡종)와 수입종계(4월 잡종)의 능력을 검토한 결과, 종계 수입 30만 달러 절약을 하다가 사료 요구율이 떨어져 3천만 달러의 사료곡물 도입을 더 해야 하고 산란계, 육계의 생산능력도 10~20% 저하됨으로써 농가에 큰 피해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인은 이 자료를 가지고 국산계 육성정책을 바꾸려고 장·차관님의 결심을 받으려고 하는 단계에서 당시 손종호 기획관리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있어 기획관리관 방에 가니, 당시 외국의 산란종계 세바품종의 GGP를 수입, 국내에서 CC 병아리를 생산 공급하고 있는 신기종계장 사장이 외국 종계 수입 중단하는 농림부 정책을 시정하여 달라는 건의과정에서 본인을 호출한 것이다.
본인은 즉석에서 문제점이 있어 장관님께 보고 할 자료가 준비되었다고 이야기 하니 손 기획관도 축산국이 문제점을 알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종계장 사장이 양계협회에 들러 외국 종계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당시 오 모 회장(건대교수)이 당장 국장실로 와서 외국 종계 수입검토에 항의를 하러왔다.
오 회장은 본인의 대학선배이고 양계에 있어서는 대가이신 분이었다. 본인은 정중히 국산 종계생산은 영국, 미국의 전세계를 상대로 한 종계 육종 체계와 경쟁이 불가능하니 양계협회 스스로가 종계 수입을 건의하는 것이 양계 농가를 위해서 하는 옳은 일인지 옳지 않은 일인지 설득한 후 장관의 결재를 받아 외국 종계(GGP, GP) 도입 재개를 결심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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