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농장> 3호 동물복지 양돈장 인증 ‘성지농장’

  • 등록 2015.08.07 1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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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본성대로 키우는게 핵심”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동물복지의 시작, 잘 먹이고 잘 쉬게 하는 것
생돈 운송·도축장 인증도 추진…“갈길 멀어”

 

“돼지를 돼지답게 키울수 있는 농장환경을 만들고 소비자가 건강한 식탁을 차릴 수 있도록 올바른 식품을 생산해 제공하며, 자연을 보살피는 것이 농부의 본분일 것이다.”
최근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은 경기도 이천시 성지농장의 이범호 대표는 대학시절 축산을 배우며 품었던 농장경영 철학을 30년만에 이루게 됐다고 말한다. ‘미친농부의 순전한 기쁨’이라는 조엘 샐러틴의 책은 그가 꿈을 이루는 지침서가 되기도 했다.
성지농장은 이미 HACCP, 무항생제 농장인증을 받았다.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온 셈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 사육이 이뤄지는 축산농가를 국가에서 인증해 주는 제도다. 양돈장은 3개소에 불과하다.
“2008년부터 동물복지 농장을 위해 착실히 준비했다”는 이범호 대표는 “동물복지와 관련한 세미나와 설명회에도 많이 참석했으나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관련교육 외에는 자료도 얻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인증 초기 단계라 컨설팅을 부탁할 곳도 없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동물복지 인증 심사 과정도 수월치는 않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정한 기준과 돼지가 정말 편한 기준차이를 극복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성지농장은 동물복지 농장을 만들기 위해 FMD 사태가 한창이었던 지난 2011년 분만틀 공사를 시작했다. ‘전두수 살처분’ 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직후였다.
유럽식 자율급이기와 전자식별기술(RFID)이 접목된 방목장도 설치했다. 물론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단미와 견치를 하지 않자 서로 물어뜯는 ‘카니발리즘’ 으로 인해 한때 자돈 폐사율이 50%를 넘기도 했다.
이범호 대표는 “돼지가 편안히 쉴 권리와 사료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권리로 요약되는 게 동물복지”라며 “우리 농장의 모든 직원들은 이를 항상 마음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동물복지는 결국 돼지를 자연의 섭리에 따랐던 본성대로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이 대표는 이어 “동물복지에 준하는 시설을 하고보니 돼지들이 껑충껑충 뛰어다닌다. 난산도 없어지고 발부상으로 인해 도태되는 사례도 크게 줄었다”며 “사육두수가 줄어든 대신 생산성은 좋아졌다”는 말로 동물복지 이후의 변화를 설명하기도 했다.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추진하는 다른 농가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 하드웨어를 바꿔야 하다보니 투자비가 만만치 않은 만큼 시설에 대한 인증기준을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농가의 주관적 해석에 대해서는 특히 경계했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인증기준에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증은 동물복지 실천을 위한 첫 단계일 뿐이다. 생돈운송과 도축장도 인증을 받아야 하니 아직 갈길이 멀다”는 이범호 대표는 “사실 사업적으로 보면 사육두수가 많이 줄었다. 윤리적인 생산이 윤리적인 소비로도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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