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소비자 마음 읽는 정육점 ‘감성고기’

  • 등록 2015.03.12 2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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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같은 공간서 저지방 숙성육으로 여심 잡아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정육점이 달라졌다. 빨간불에 고기 쇼케이스가 먼저 눈에 띄는 옛날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 동안 정육점은 일방통행이었으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저지방 숙성 육우 전문 신개념 매장
요일별 다른 즉석 육가공품 제공도

 

‘고기를 주로 구매 하는 사람.’
‘고기를 요리하는 사람.’
대부분 여성이다. 고기는 커피보다 비싼 음식인데 더 예쁘고 좋은 공간에서 판매하면 왜 안될까.
서울 양재동에 문을 연 정육점인 ‘감성고기’는 여성시대에 발맞춰 새롭게 선보인 정육점이다. 시대는 변하는데 정육점만 안변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정건호 대표가 여성 고객의 눈높이로 보자는 뜻으로 카페처럼 꾸몄다.
감성고기는 카페처럼 꾸며진 외관은 말할 것도 없고, 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실내를 허브화분으로 가득 채웠다. 정육점이라고 시장 통에 있지도 않다. 초중고에 둘러싸인 이곳으로 낙점한 이유는 40대 엄마들이 아이들 반찬을 많이 고민할 거 같아서이다. 
유명 정육점 프랜차이즈 기획실에서 일한 감성고기의 정건호 대표는 소비자들 대다수가 지방 없는 거, 지방 떼어달라는 말을 수백 번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저지방 숙성 전문 정육점으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다.
정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소도 홀스타인 수소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육우는 홀대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사실 2,3등급 소는 구하기도 힘듭니다. 소비자들이 저지방 요리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고자 했던 욕구를 담아 숙성이라는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감성고기’의 고기는 시간을 함께 판다. 숙성육은 시간이 주는 선물이라는 의미다.
감성고기매장의 지하에 내려가면 매장만큼 큰 냉장고가 있다. 2.3등급 육우는 40일간 숙성을 마치고 판매한다. 고기숙성을 위해 이중 냉장고 안에서 온도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수분관리를 위해 천을 덮어주고, 왕겨를 얹어주고, 습도를 맞추기 위해 제습기도 모자라 참숯에 냉풍건조까지 하는 과정을 거쳐 10kg 고기를 고작 6kg밖에 먹을 수밖에 없는 귀한 고기다. 이곳에서는 고기뿐만 아니라 즉석가공품도 함께 제공한다. 이를 위해 숙성방법을 익히고 고기 매장을 열기까지 지속적으로 공부했다.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KMCI교육원을 찾기도 했다.
즉석육가공품을 매일 다양하게 만들어 재고 관리를 어렵게 하기 보다는 요일별로 다른 메뉴를 제공하기로 했다. 요일별로 제육, 돈가스, 스튜, 함박스테이크 등을 만들어 집중 판매하고 문자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정건호 대표는 “고기 먹는 사람이 젊어지고 있다면 고기를 판매하는 사람도 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스테이크를 구매하는 사람한테는 스테이크 굽는 방법을 직접 설명해주고, 용도에 맞는 고기도 추전해 주고 김장철에는 김치를 주면 고기를 주기도 했다. 손님 응대하는 모습이 집안 식구를 맞는 것처럼 다정다감했다. 고기하나를 팔더라도 소비자의 마음까지 읽어내겠다는 생각이 고스란히 매장에 담겨있었다. 본인도 ‘감성고기쟁이’라고 불러달란다. 보통 일주일이면 소한마리를 판매한다고 하는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소비자들이 고기산업을 점차 이해해 주고 찾아봐 주었으면 한다는 소망도 함께 내비쳤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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