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전락 축산 부산물이 훌륭한 수출식품으로 ‘화려한 변신’

  • 등록 2013.10.29 1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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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축산> 종합 축산물 전문기업 ‘(주)축림’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 가치의 재발견


축산업계는 현재 소, 돼지 출하물량의 급증하고 있어 어려움에 처했다. 게다가 고기 외의 산물인 내장(간, 심장, 위장, 비장, 창자 등)과 머리, 다리, 꼬리, 뼈, 혈액 등 식용이 가능한 부분의 생산량도 늘어났을 텐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있다. 한정된 부산물 소비시장에서 공급량이 급증하고 수입물량으로 부산물 시장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는 원활하지 않고 공급은 많아지는 상황, 이제는 오직 수출만이 국내부산물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롯이 부산물 상품화에 올인 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전북 익산 현영동에 위치한 (주)축림을 찾았다. 


해외선 육포·패티·혈액 자원화 등 단백질 재원…국내선 찬밥신세

버려지는 돼지부산물 상품화…철저한 준비로 가공품 HACCP인증

위생관리·유통과정 복잡…업체선 자체가공보다 수입 판매만 초점

해우림플라자 열어 200여 품목 판매… “이정도면 부산물 연구집단”


“칭기즈칸의 전쟁역사에서 발달한 것은 전투식량이다. 칭기즈칸이 이끄는 몽골 기마군단은 서아시아와 유럽 지역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쇠고기를 말린 보르츠라는 음식을 전투식량으로 사용한다. 이것이 바로 육포다. 몽골군은 전쟁 중 전투식량으로 동물의 피도 이용했다. 한 마리당 0.5리터의 피를 열흘간격으로 돌아가며 마시면 병사는 물론 말의 생명에도 지장이 없었다.”

축림의 박관구 회장은 칭기즈칸의 ‘고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며 이같이 칭기스칸의 역사를 일장 연설을 하고 난 뒤에 자신이 왜 부산물에 빠지게 됐는지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처럼 부산물, 혈액 등 훌륭한 단백질 재원이 칭기즈칸의 세계 지배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폐수로 흘려보내고 있다. 20년 전 유럽의 도축장을 방문해 보니, 혈액을 자원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부산물 가격폭락으로 지난해부터 돼지부산물은 그냥, 폐기물이었다. 그런 부산물을 축림은 모두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축림은 과거 대일 냉동돈육 수출 최대실적의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09년부터 돈육 및 부산물 수출을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820㎡의 면적에 내장세척기와 보일링 자동화기를 설비했고, 냉각시설 및 포장단계까지 총 4차의 사업추진실적 보고 후 1년여의 준비 끝에 2011년 12월 준공했다. 

철저히 준비된 사업계획과 위생적인 생산 공정으로 축림의 부산물처리시설은 국내 최초로 2013년 식육추출 가공품 HACCP인증을 받았다. 

이 가운데 2010~2011년 FMD 종식 후 양돈사육 두수의 회복과 경기침체로 인한 부산물 시장의 유통구조가 붕괴되는 악몽 같은 시기였고, 그 파장이 돼지가격 하락과 식육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돼지 부산물 수입급증으로 국내 부산물 시세하락으로 그야말로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 축림은 오직 수출만이 국내 부산물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상품성을 높이는 것만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믿고 매달렸다. 

이에 따라 부산물 가공품 신제품개발 및 상품출시에 주력했으며, 일본, 베트남, 홍콩 시장 개척을 추진해온 결과 2013년 3월 홍콩바이어방문 및 제품생산에 이뤘고, 지난 6월 27일 홍콩에 첫 수출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홍콩에는 위, 막창과 귀가 나가고 있다.  일본은 울림판과 삶은 쨈창(소장), 삶은 대창(대장), 삶은 막창(직장) 등이 소포장단위로 나가고 있다. 

박 회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고기 잡는 칼을 쥐었다. 축산은 내 인생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식육문화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부산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일종의 습관처럼 당연한 것 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식생활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부산물을 이용한 각종 요리이다. 박 회장은 “돼지국밥, 순대, 곱창구이, 편육, 꼬리곰탕, 설렁탕, 내장탕, 양곱창 전골 등 수없이 다양한 요리가 우리 실생활에 들어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설은 일본에서도 고급 부위로, 수분이 작고 바싹 구워도 뻑뻑하지가 않다며 부산물 중에서도 식감이 좋아 수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생수준은 이에 따르지 못하고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박 회장은 “국민들이 식육은 안전하고 깨끗하게 먹기를 바라면서 신선도가 생명인 식육부산물은 위생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며 “최근 식육부산물업체가 부정축산물의 온상인 것처럼 단속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열기가 식지도 않은 부산물을 한 대 얽혀서 마대자루에 넣어 유통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잡내 제거를 위해 세제와 소독제로 씻는 것만 언론에 내보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부산물의 생산, 유통판매 등의 단계상의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근본적으로 축산물종합처리장에서 세척후 내장을 완숙 또는 반숙으로 1차 가공 후 진공, 박스 포장해 나가야 한다. 최근 일본 수출길에도 올랐다. 소장, 대창, 올림판 등을 양념해서 구워먹고 있다. 우설 등 소부산물도 마찬이다. 대신 1kg, 2.5kg 등 의 소포장단위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먹고 있는 부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물 유통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어렵다보니 부산물업체들도 자체 세척이나 가공보다는 파는 데만 초점을 뒀다. 

박 회장은 “나의 목적은 우리가 먹는 부산물을 식품이나 약품으로 개발해 상품성이 있도록 해 주고 관련 전문상품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영국유학까지 다녀온 아들 둘을 회사 안에 둔건 회사를 물려주고 하는 아버지로서의 마음이 아니라 축산분야의 관련 전문 인력을 기르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이래야 국민들이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첫째 아들 우성군은 도축가공사업 전반을 맡겼다. 둘째 아들 상협군은 CASING 제조 기타 동물성 추출물 제조하는‘우리 B&B’를 도맡게 했다. 

부산물에 대한 관심은 식품산업으로 옮겨졌다. 지난 2008년 전북 김제에‘육감(Meat Sense)'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축산물의 유통판매사업을 비롯해 양념육, 편육, 부산물가공제품, 육포, 족발 등 을 제조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로 소분제품 및 셀프판매용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양념곱창, 양념막창, 찰순대 등 식육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대형마트가 두 곳이나 입점한 곳 옆에 판매장도 열었다. 까페 같은 분위기의 ‘해우림플라자’ 판매장에서 판매하는 품목만 무려 200가지, 부산물 하나하나를 개별 포장했다. 매장 담당 매니저는 음식을 조리가 가능한 인력으로 배치했다. 판매되는 상품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요리해 먹는지까지 소비자들이 알기쉽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박 회장은 “이 정도면 부산물 연구집단”이라며 “우리나라 부산물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부산물은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고, 그 외의 부산물은 의약품으로 만들어 공급할 것이다. 안전성이 담보되고 실현가능성이 높도록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최근에는 돼지피로 빈혈약을 만들었다. 변비도 생기지 않는다. 전북대 의대와 함께 의약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창조축산이다. 부산물을 가공하는 것만으로도 수입대체효과만 1천억규모이다. 게다가 축림에서 쓰는 인력은 약 1천여명, 부산물 추출액으로 의약품을 만들고, 돼지껍데기로 콜라겐 화장품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축산물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이 없도록 식품이나 의약품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해 축산물을 고차가공 산업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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