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산업, ‘웰빙’ 코드로 소통…부활의 나래 편다

  • 등록 2013.04.03 14: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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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가공 산업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한국 육가공산업 변천사

80년대 시장 급속팽창…90년대 고돈가에 ‘발목’
2000년대 소포장 제품 다양화…고급화 움직임
돈육 가공품 원료사용, 전체 소비량의 15% 불과
정육점 식육가공품 제조판매 제도화로 새 전기

1960년대 축육 햄과 축육 소시지 등은 소량 생산돼 특급호텔이나 일부 고급 소비처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육가공품이 본격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 때부터 상온유통이 가능한 어육혼합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진주햄은 이 시기 국내 육가공업계의 선두주자였다.
1980년 10월에야 롯데햄이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식육가공품을 선보였다. 무균, 무진 포장실 등 위생적인 제조설비은 물론 식육가공 제품 전용 냉장 쇼케이스가 소매점에 무상 공급된 시기다. 이 때부터 콜드체인시스템이 구축됐다. 그 해 12월 제일제당이 육가공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2개 제조업체간의 경쟁적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우리나라 육가공품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육가공품은 롯데의 ‘살로우만’과 제일제당의 ‘백설햄’. 이 시기에는 그동안 해결되지 못하던 기술 분야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육가공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신제품 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면서 육가공시장 전체가 성장기를 맞게 됐다.
70~80년대 연평균 31%의 고도성장을 거듭하던 육가공품 시장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빠져든다. 그 배경에는 돈가 상승에 따른 저급육의 대체사용이 있었다. 80년대 후반 1천600원~1천800원대였던 돈가가 90년대 접어들면서 갑자기 2천500원대로 폭등하면서 육가공업체들은 원료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육가공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현상을 불러오게 됐다. 90년대 불기 시작한 채식 운동에 따른 육류 소비 기피 현상도 육가공 시장의 침체기에 일조했다.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를 끌었던 육가공품이 학교급식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던 육가공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소포장 단위와 다양한 형태의 포장방법으로 슬라이스 햄이 출시됐고, 건강 지향적이면서도 돈육함량을 높이는 등 고급화가 본격 시도됐다. 여기에는 바로 프레스햄과 조미햄이 있었다. 그러나 업체 간 가격경쟁이 일어나면서 돈육의 잡육을 분쇄해 만든 저급의 프레스햄이 등장하는 등 결과적으로 품질 저하 현상이 나타나면서 소비자의 육가공품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부작용도 있었다.
2000년 들어서 성장 동력을 잃은 육가공시장은 아직도 장기간 침체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근래 들어 고가제품 등의 판매가 조금씩 늘어나는 등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돼지고기 소비량의 15% 정도가 현재 식육가공품의 원료로 이용돼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08년 이후 외식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육가공업체는 가정용, 업소용, 단체급식용 등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면서 시장수요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2012년 비선호 부위 등을 포함한 균형된 축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식육판매업자(정육점)가 즉석에서 식육가공품인 햄과 소시지 등을 제조 판매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같이 식육매장에서 다양한 식육가공품을 직접 제조해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를 통해 육가공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다품목, 고급화 제품 판매 확대로 업체의 경영성과 향상과 저지방 부위육 소비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통계로 보는 육가공 산업
육가공품 1인당 소비량 70년대 0.1㎏서 3.8㎏까지
총 2천329개 업체 포진…시장점유는 대기업 중심
소시지 중심 수입 크게 증가…유럽산 가속화 전망
한돈 원료 저염·저첨가물 제품 소비자에 큰 인기

-육가공품 소비와 생산현황

국민 1인당 육가공품 소비량은 1970년 0.1kg에 불과했지만 2012년 3.8kg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독일 40kg, 미국 42kg, 일본 6.5kg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상황이다. 2012년 기준 육가공품의 생산량은 햄 6만4천239톤 소시지 5만6천469톤, 베이컨 5천856톤, 캔햄 3만8천205톤으로 2011년과 비교해 0.2% 증가했다.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소시지의 경우 전년 대비 6.0%, 베이컨은 10.5%까지 늘었다. 재고관리와 보관이 용이한 캔햄의 경우 맞벌이 부부 증가와 명절선물세트 판매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육가공 기업 수는 2천329개소로, 햄소시지 가공업체, 양념육가공업체, 냉동식품, 라면스프, 건조육 등으로 구분된다. 2008년 기준 국내 육가공업체는 제일제당, 롯데햄 2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42.8%를 차지하며, 그 다음 농협목우촌, 대상, 동원F&B, 진주햄, 사조대림 등이 42.8%로 대기업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크다.
육가공품 수입은 시장 개방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으며, 소시지를 중심으로 식육가공품의 수입은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수입산 소시지는 2000년 3천765톤이 수입돼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7년 7천톤을 넘어섰으며, 2011년 소시지는 7천989톤이 수입돼 가장 많은 양이 수입됐다. 
돈육캔의 경우 2002년 전에는 2천톤 내외로 수입됐으나 2003년 3천톤이 수입됐으며, 2008년 5천349톤으로 가장 많은 양이 수입됐다. 2011년 수입량은 3천33톤이다.
수입육가공품은 거의 부대찌개용으로 이용되며, 특정 냉장제품들과 캔제품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유럽과의 FTA 체결로 인해 수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의 경우 소시지가 2005년 1천313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09년 44톤, 2010년 218톤, 2011년 244톤이 수출됐다. 캔햄의 경우 1997년 285톤을 수출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02년 176톤에서 2008년 1천178톤까지 늘었지만 2011년에는 115톤에 불과했다.

-육가공 제품 트랜드

2010년 CJ제일제당이 ‘더 건강한 햄’을 출시한 이후, 농협목우촌 ‘순진무가’, 2011년 하림 ‘자연실록, 2013년 롯데 로스팜 엔네이처 등 건강과 웰빙을 주제로 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 상품들의 특징은 첨가물 함량을 줄이거나 국내산 돈육을 원료로 사용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고급 먹을거리라는 점을 각인시키며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에스푸드는 캠핑 열풍과 맞물려 그릴, 모듬소시지를 출시했고, 야외에서 조리하기 쉽고 다양한 제품을 패키지로 묶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은희 dhkswo5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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