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유통혁신, 산업특성·시장구조 충분한 이해서 출발해야

  • 등록 2013.03.27 18:54:48
크게보기

■유통산업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요즘 축산농가에게 가장 큰 화두는 축산물 가격 하락이다. 그런데 가격하락 못지않게 축산업계에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두가 생겼다. 바로 유통혁신이다.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마다 핵심농정과제로 내세운 유통문제가 역시 박근혜정부에서도 가장 먼저 이뤄야 할 국정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대통령이 농협유통 하나로클럽을 직접 방문해 유통문제에 있어 협동조합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촉매가 된 셈이다. 이 때문인지 농업은 물론 축산업계에서도 연일 유통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유통혁신의 툴로는 십 수 년 이상 거론됐던 유통단계 축소와 요즘 들어 말이 많았던 유통마진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단계와 유통마진 축소는 생산자-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점을 가장 큰 명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축산물도 무조건 농산물처럼 유통단계를 축소할 수 있는지 의문을 내비치고 있다. 유통마진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단계가 있거나, 필요 이상의 마진은 분명히 경계되고 개선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진정한 유통혁신이 되려면 축산물의 특성과 시장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된 개선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떡인다는 점도 간과해선 곤란하다. 유통혁신을 말하기 이전, 우리나라 축산물 유통현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유통관련 통계와 현안을 살펴봤다.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42㎏ 소비…10년새 9㎏ ↑
한우 도축두수 지난 7년 동안 두배 이상 ‘껑충’
수입돈육, 미산 앞다리·독일산 삼겹살 비중 커져
도축장 515개서 83개로…뼈깎는 구조조정 진행

 

>>육류 공급과 소비량 추이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국민 1인당 육류소비는 2001년 33.2kg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2년 41.8kg까지 늘었다. 2012년 기준으로 연간 가장 많이 소비한 육류는 돼지고기(20.3kg)였다. 그 다음은 닭고기 11.7kg, 쇠고기 9.8kg 순이다. 쇠고기, 돼지고기의 증가 속도보다 프랜차이즈 등의 증가로 닭고기 소비 증가가 두드러지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1인당 쇠고기 연간 소비량은 1990년 4.1kg, 2005년 6.6kg, 2010년 8.8kg 2011년 10.2kg, 2012년 9.8kg 순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1인당 소비량은 1990년 11.8kg에서 2005년 17.8kg, 2009년 19.1kg, 2011년 19.0kg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닭고기 소비량은 2000년 6.9kg, 2005년 7.6kg, 2009년 9.6kg, 2010년 10.7kg으로 나타났다.
공급량도 늘었다. 도축두수 기준으로 한우는 2005년 39만1천302두에서 2009년 64만3천543두, 2010년 60만3천300두, 2011년 71만8천256두, 2012년 84만2천771두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젖소는 2005년 8만2천609두, 2009년 5만8천463두, 2010년 5만8천228두, 2011년 9만4천328두, 2012년 4만5천351두로 집계됐으며, 육우는 2005년 13만8천561두, 2010년 9만1천두, 2011년 3만7천두, 2012년은 7만9천452두로 증가추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우 도매시장 경락가격(kg기준)은 1998년 7천49원에서 2001년 1만1천983원, 2003년 1만4천783원, 2005년 1만4천783원, 2009년 1만5천881원, 2010년 1만6천36원까지 상승했다. 고급육 출현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한우 경락가격은 그러나 사육마리 수 증가와 소비침체가 겹치면서 2011년에는 1만2천782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돼지 도축두수(암, 수, 거세 포함)는 1997년에는 754만5천562두, 2005년 1천343만2천562두, 2010년 1천458만9천63두, 2012년 1천41만8천93두로 집계됐다. 2008년 돼지고기 경락가격(kg기준) 평균은 3천713원, 2009년 4천120원, 2010년 3천891원, 2011년 5천808원이었다. 2012년에는 평균 3천974원으로 전년대비 31.6% 하락했고 올 들어서는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들 정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2012년 닭고기 등급판정물량은 6천633만9천851수를 기록해 전년대비 26.2% 증가했다. 도계 기준으로는 7억8천795만8천수로 집계됐다. 닭고기 산지가격도 사육수수와 소비동향 등에 따라 kg당 2천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닭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2007년 2천29원, 2008년 2천731원, 2010년 3천529원, 2012년  3천26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 수입현황
2000년 외국산 쇠고기는 26만1천756톤이 수입됐다. 2002년 31만272톤이 수입됐고, 2003년 34만8천606톤으로 최대량이 수입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5년 19만2천445톤이 수입됐으며 2010년 24만5천86톤, 2011년 28만9천444톤, 2012년 25만3천500톤이 수입됐다.
2012년 기준으로 수입 쇠고기의 국가별 점유율은 호주 49.0%(12만4천210톤), 미국 39.5%(10만톤), 뉴질랜드 10.0%(2만5천590톤) 순이다.
2012년 돼지고기 수입량은 총 27만7천92톤으로 국가별 수입 비중은 미국이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의 40.3%(11만1천680톤)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 11.9%(3만1천111톤), 칠레 9.9%(2만7천541톤) 순이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미국산 냉동 앞다리와 독일산 냉동 삼겹살 수입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돼지고기 수입량의 49.2%를 차지하는 삼겹살은 독일이 23.7%(3만2천265톤)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칠레 12.7%(1만7천267톤)였다.
닭고기 수입량은 2012년 11만8천167톤으로, 생산량 감소로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닭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줄면서 브라질산이 증가했다. 주요 수입 국가별 닭고기 시장 점유율은 미국 47.4%(5만6천121톤), 브라질 50.5%(5만9천724톤), 덴마크 1.5% 순이다. 닭고기 수입량은 2000년 6만7천508톤, 2002년 9만3천842톤에서 2004년 3만1천849톤까지 수입이 감소됐다. 다시 늘기 시작해 2007년 6만30톤, 2010년 10만5천802톤까지 수입이 증가됐다. 2012년에는 13만949톤을 기록했다.

>>유통시설 현황
1977년 515개에 달했던 도축산업시설은 2008년 12월 106개에서 현재 83개로 크게 줄었다. 위생 안전성에 방점을 찍은 정책 추진 등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축산물이 농업인(농장)의 손을 떠나 식탁에 오르기 까지는 짧게는 3단계에서 7단계까지 유통채널 별로 다양한 단계를 거치고 있다. 따라서 도축시설은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는 공급기지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오랜 정서 상 혐오시설로, 그만한 사회적 대우를 받기 어려운 것 실정이다.
그러나 축산물은 농산물과 달리 반드시 도축-가공 단계를 거쳐야 하는 특성 상 도축장이 유통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도축업계는 위생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스스로 구조조정분담금을 조성할 정도로 규모화, 시설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영세도축장의 과당경쟁에 따른 동반 부실을 막고, 위생시설 재투자 여력이 충분한 도축장만이 생존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도축장은 83개소, 가공장은 3천638개소, 식육판매업은 5만3천83개소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등급거래지역 기준 도축장은 78개소로 도매시장 및 공판장 13개소이며, 일반도축장은 65개소(2012년 9월 기준)이다. 65개소는 또 다시 축산물종합처리장(LPC) 9개소와 일반도축장 56개소로 분류된다.
2011년 12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집계에 따르면 식육포장처리업체는 3천638개소이며, 식육가공업체는 2천329개소이다. 축산물보관업은 335개소, 축산물운반업은 1천785개소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판매시설 중에서 신선육을 취급하고 있는 곳은 대형마트가 397개소, 백화점 81개소, 슈퍼마켓 5천977개소, 조합(하나로마트 등) 2천343개소, 정육점 4만4천355개소, 기타로 분류된 축산물유통전문 1천508개소, 식육부산물전문 1천24개소, 수입판매 3천352개소로 나타났다. 조리된 상태의 축산물을 판매해 외식으로 분류되는 곳은 집단급식소 3만4천677개소(2009년 기준), 일반음식점 58만7천897개소(2009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일반음식점 중 프랜차이즈 657개소(2011년 7월), 정육점형 식당은 907개소(2011년 12월 기준)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도축-가공-유통-판매(외식)에 종사하고 있는 관련산업계 시설은 총 84만7천323개소로 나타났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