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롯데햄 경쟁 축육시장 급속 성장…소비 트렌드 따라 부침 거듭

  • 등록 2010.09.30 15: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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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2010 축산 25년 발자취 / 육가공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축산식품 25년의 역사는 육가공 산업의 역사다. 되돌아보면 육가공 산업은 70년에서 80년 사이에 연 평균 11.8% 성장했다. 이어 80년과 90년 사이에는 성장이 더 가속돼 연 평균 32.5%라는 괄목할만한 기록을 보인다. 이 시기는 백설햄(현 CJ)과 롯데햄이 설립돼 경쟁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던 시기다. 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한국의 육가공산업은 갑작스럽게 성장의 동력이 떨어졌다. 성장율이 연 평균 3.1%에 머물렀다. 2000년 대 들어와선 구제역 발병에 따라 대일 돈육수출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돼지값이 폭락하자 후지와 등심을 이용한 캔 제품이 많이 생산됐다. 이에 힘입어 2년 연속 10%대의 성장을 구가했으나 이후 육가공산업은 다시 긴 겨울잠에 들어가게 된다. 품목별로 보면 2000년대 들어 베이컨이 꾸준한 성장을 보인 반면 다른 제품들은 약간의 성장 또는 퇴보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도 육가공업체들은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동시에 철저한 마케팅전략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80년대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 현대적 유통체계 구축…88올림픽도 한몫
1인가구 증가·외식 산업 발달 소량제품 판매 증가…발효제품 ‘주목’


 
1980년대
어육혼합소시지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경영시대를 거쳐 80년 들어 롯데햄, 제일제당, 동양식품을 인수한 진주햄 등 대기업들의 식육가공업 참여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들은 국제 수준의 초현대시설을 갖추고 식육 및 다양한 육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전까지 어육혼합소시지가 시장을 주도하던 것이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축육가공품이 시장 쉐어를 넓혀가면서 국민 식생활 개선에 크게 이바지 했다. 즉 대기업체들이 획기적인 기계, 유통설비 등을 통해 제품의 생산과 유통 품질을 높인데다 광고 선전과 아울러 대량생산체계를 갖추게 됐다. 무균 무진 포장실 등 위생적인 제조환경 투자와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축산식품의 냉장유통을 위해 냉장 쇼케이스 무상공급 등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 현대적인 유통체계를 구축하는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규모 기업의 참여로 인한 경쟁과 아울러 경제성장에 따른 음식문화의 서구화, 88서울올림픽 개최로 인한 소비 특수 등에 힘입어 80년대 국내 식육가공산업은 연평균 25%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다.

1990년대
1990년대에 이르러 축산물의 생산과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육가공산업이 크게 신장됐으며 특히 닭고기 가공 산업이 발달하게 됐다.
90년대의 특징은 소비자들의 음식소비 경향이 자연식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신선육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돈육 캔, 소시지 등의 수입이 자유화 되어 국제경쟁력이 취약해 졌다. 동원F&B, 오양수산, 삼호, 한성기업 등 수산물가공 업체들이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육가공 시장에 참여했다. 롯데햄우유 김천공장, 농협중앙회 김제공장, 한냉 중부공장 등이 정부의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정책에 힘입어 부분육 처리와 식육가공품 생산을 일괄해서 생산, 판매하는 회사들이 참여한 것도 주목된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식육가공 시장은 예상외의 침체에 빠지게 된다. 냉동식품 등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들이 급속히 증가됐고 제품의 주용도인 도시락 시장이 학교급식의 확대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음식문화의 고급화에 따라 돈육 함량이 많은 햄, 캔 등의 선호도가 서서히 증가되고 있는 점도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식육가공업계는 95년부터 우리나라 식품업계 가운데 최초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제도를 도입해 제일제당, 롯데햄우유, 대상농장 등의 업체가 이를 적용했다.
우리나라의 식육산업 및 식육가공산업은 인구의 증가와 국민소득의 증대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 간편식품의 요구도가 높아짐에 따라 2000년대에는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활기를 띤다.

2000년대
2000년과 2001년에는 고품질 제품, 패밀리 제품, 닭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한 제품 등의 특징적인 제품의 출시를 통해 91년 이후 9년 만에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불황속에서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철저한 마케팅 전략과 적극적인 홍보결과로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식육가공산업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81년도의 축육제품 생산은 4천587톤으로 아주 적은 양에 불과했으나 그 후 10년간 연 20% 이상의 고성장율을 보이면서 90년에는 5만9천772톤으로 증가 했다. 그러나 91년 식육가공품 총생산량이 10만 톤을 돌파했으나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어 95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그치게 됐고 그 후 정체 현상을 보이다가 98년에는 IMF 한파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중되어 -11.6%라는 최악의 생산량 감소를 기록하게 됐다. 99년에 경기가 호전되면서 전년비 6.9% 신장했고 2000년에는 13.6%의 비교적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2000년 구제역이 발병하고 대일 돈육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가격이 폭락한 후지와 등심을 이용한 캔 제품이 많이 생산됐다.
그러나 2003년 이 후 경기 침체와, 웰빙이라는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인해 육가공품의 소비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산쇠고기 수입중단에 따라 대체제인 돼지고기 소비증가로 인해 육가공업의 주원료인 돈육은 가격이 올라가면서 육가공업체들에게 부담을 줬다.
육가공품은 2009년 현재 15만8천975 톤으로 전년대비 2.4%가 줄었다. 생산량은 2002년 이후 2005년까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였고 2006년에 들어 그나마 약간 증가를 나타내었으나 2007년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베이컨판매가 전년대비 10.6%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캔 제품의 판매량은 2.5%정도 감소했다. 특히 혼합소시지의 판매량 감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육가공품의 수출의 경우 일본재수출에 따라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지만 2010년 초 발생한 구제역에 의해 수출 꿈은 다시 몇 년을 늦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축산물 수입은 총량으로 볼 때 2001년 이후 수입량이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6년에는 처음으로 9만 톤을 넘기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2009년 들어 그 성장세가 꺾였다. 품목별로는 소시지의 경우 단순한 부대찌개용 제품만이 아니라 대형마트 유통형 수입완제품시장이 생성되기 시작하며 증가세를 이뤘으나 아직 그 시장이 정착됐다고 보기는 힘든 형국이다.

2010년 그리고 그 이후
2009년에 이어 2010년 각 업체들이 다투어 프리미엄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독일DLG(독일농업협회)품평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등 프리미엄제품군의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저가제품생산이 아닌 고급 정통육가공품을 생산 판매하는 육가공회사들의 두드러진 성장이 업계 안팎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킬로그램 단위의 식육가공품을 구입해 포장을 뜯고 사용을 한 후 나머지부분을 간수하기 편하게하기 위한 다양한 묶음형 제품에 이어, 1인 가구의 증가와 외식산업의 발달 등으로 소량제품의 판매가 증가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다양한 용량의 상품들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수년전부터 국내에서도 발효햄과 발효소시지를 출시하고 있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지는 않고 있으나 조금씩 그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발효햄은 물론 보일드햄과 같은 원형 햄의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소단위 슬라이스포장제품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프레스햄이 아닌 전통적 의미의 햄은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전체 또는 소분할단위로 원형 가공한 제품이다. 이들 햄류는 지방함량 5%이내의 저지방제품들이며 웰빙트렌드에 적합한 육가공품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의 다양한 문제제기와 어린이 시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무첨가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됐으나 시장의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양한 마케팅으로 기존 육가공품의 대체 상품이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접근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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