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가공업계 미다스로 거듭난다

  • 등록 2010.09.01 09: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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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 전문가 양성 과정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양성과정은 150시간 중 절반이상이 실습에 맞춰져 있다. 사진은 김천제 지도교수가 오후 실습시간에 쇠고기소시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염지부터 혼합비율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인맥 통한 정보 교류·시장 흐름 파악 강점
전문성 강화 심층 학습기관 양성 절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30분,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420호 강의실은 왁자지껄 활기가 넘쳤다. 바로 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양성과정(지도교수 김천제) 수강생들의 목소리이다. 오전 이론수업을 마친 이들은 5주일간의 방학을 마치고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인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안부를 묻기도 하고 방학동안 교육생들의 농장, 정육점 방문, 일본연수 등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3기 양성과정에는 눈길을 끄는 인물이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에는 남편이, 올해는 아내가 수강하고 있는 부부가 눈에 띈다. 식육유통현장에서 일일이 아내를 설득하기 보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라는 남편의 배려였다.
임신생(토성정육점)씨는 “수요가 많은 주택가에서 안정적으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계속 발전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며 “이 과정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와 인맥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다보니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전해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왜 그렇게 가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매주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수강하는 장정희씨도 마찬가지다. 1차 육가공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장의 흐름을 한발 앞서 읽기 위해 수강신청을 하게 됐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과정을 다 마치면 이론이든 실기든 업계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서울 대림동에서 우리축산물유통을 운영하고 있는 박홍규씨의 자신감도 주목된다. “여기서 배우는 이론과정은 처음 들어본 내용이 더 많을 정도로 낯설고 어려운 게 많다. 하지만 여기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면 유통현장에서는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자본과 조직력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골리앗’ 마트 사이에서 ‘틈새’를 노리는 게릴라 전략은 작고 힘없는 자영업자들이 최선으로 선택한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현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눈여겨본 김천제 교수는 건국대에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과정을 개설하면서 작은 규모의 정육점도 기술과 위생, 품질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대형마트들 사이에서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단순하게 식육을 가공 판매하는 그들에게 재교육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김천제 교수는 “단순히 햄·소시지를 만드는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어떻게 유인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생들이 현장에서 익힌 기술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을 함께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즉석식육가공유통 전문가 과정에는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목적으로 모인 수강생들의 열기가 가득하다.
축산농가부터 1차 육가공, 2차 육가공, 대형마트 정육바이어, 정육점 등 축산물 생산서부터 식육업계 종사자들이 한 곳에 모여 이곳이 아니면 절대 공유하기 어려운 정보도 공유하며 서로의 발전을 격려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1년의 과정이 기술을 익히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시간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교육생들은 심층학습을 위한 교육기관 양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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