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질등급제 ‘맛 따로, 등급따로’ 개선돼야

  • 등록 2009.11.18 11:04:25
크게보기

■초점/‘돈육등급제’ 개선 방안은…육류유통수출입협 간담회를 보니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등판소 “떡지방 최소화 판정기준 강화”…업계 “객관적 맛 평가 필요”

돼지고기 육질등급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육질등급제도가 우리 돼지고기 품질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기는 하나 현행 돼지고기 육질 판정 방법으로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돈육 가공 현장 전문가들의 지적이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육질등급제는 돼지고기도 쇠고기처럼 품질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함은 물론 양돈농가로 하여금 고품질 돈육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7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후 소매점 등급표시까지 지난 6월 전면시행할 계획이었으나 냉도체판정과 콜드시스템 등 제반여건이 미비해 2011년 1월로 유예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축산물등급판정소는 새롭게 개편되는 ‘돼지고기 등급판정기준 개선방안’을 놓고 의견수렴 중에 있다.
이에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회장 박병철)는 지난 12일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간담회<사진>를 갖고 현실에 맞는 돼지고기 등급판정제도를 놓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마련, 주목을 받았다.
이날 축산물등급판정소 강세주 차장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품질수준을 보다 알기 쉽도록 등급기준 및 표시방법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생산단체로부터 품질향상을 위해 돼지고기육질등급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마련된 개정안은 삼겹살 부위의 떡지방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등급기준 및 표시를 단순화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선진의 문성실 부장은 “고기의 질은 부분육질의 합이 아닌 규격과 품질에 의해 결정된다. 삼겹살 근육의 특성상 마디별 질적 변이가 심하기 때문에 등급별 판매가격을 달리하기가 어렵다”며 “소비자가 고기맛을 평가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등급제 생산시 총 3회(회당 20분)의 분리생산에 따른 1시간 이상의 작업시간 증가로 생산성이 50%이상 감소하고 작업공간의 제약으로 인원 추가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간담회장 여기저기에서는 등심과 삼겹은 근육간의 차이가 있고 자르는 부위에 따라 틀릴 수밖에 없는데 마블링이나 육색 등의 몇가지 등급기준만으로 구분된다면 소비자가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적잖이 나왔다.
그렇지만 돼지고기육질등급제 도입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업계 역시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축산과학원 박범영 연구관은 “생체중에 의한 가격 정산으로는 농가에서의 돼지고기 품질에 대한 관심이 유도되기 힘들다”며 “냉도체 등급판정결과를 소매 등급표시로 활용해야 등급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또 “농가대금을 정산할 때 도체중 기준적용시 원료돈 가격산정기준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농가와 가공업체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가 돼지고기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지만 육가공업계의 경우 관련시설 부족, 그리고 비용과 인력의 추가 투입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