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영’선도 도축장을 찾아서<1>우림축산 (경기 동두천)

  • 등록 2009.08.31 08: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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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판매장·식당 운영…경영위기 극복 ‘탄탄대로’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 <사진 왼쪽>김영환·민병옥 부부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판매장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오른쪽>비가림시설까지 갖춘 판매장과 식당이 한 건물에 위치해 있어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안전성 확보·가격 30% 저렴 입소문…소비자 발길 늘어
2002년 HACCP 지정…예냉실 마련 등 꾸준한 환경개선 노력

도축장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축업계에서는 자구노력을 통한 내실경영과 사업 다각화 등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일부 도축장의 경우 소용돌이치는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판매장을 직접 경영하거나 육가공공장을 설립해 도축장과 윈-윈 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효과를 보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계류장 개보수, 기록관리의 전산시스템 도입 등 경영합리화 작업도 병행해 눈길을 끈다. ‘혁신경영’을 앞서 실천하면서 경영환경을 스스로 가꾸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도축장을 찾아 경영비결을 들어봤다.
경기 북부 동두천시 소요산 끝자락에 위치한 우림축산.
10년 전 도축장을 인수해 우림축산으로 경영을 시작한 김영환 대표는 그동안 위기일발의 경영위기를 수차례 겪어야 했다. 심지어는 경매처분을 당하는 위기에까지 몰린 적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림축산은 나름대로 탄탄한 경영환경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바로 도축장만의 장점을 살린 정육점 식당 형태의 축산물 판매장을 도축장 입구에 설치한 것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워지는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직영 판매장과 식당을 열게 됐습니다. 지금은 판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우림축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김영환 대표는 “최근 등산인구가 많아지면서 소요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판매장과 식당을 찾는 횟수가 늘었다”고 소개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직접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작업한 축산물의 신선함이 서로 상생하며 판매장과 식당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소비자들의 믿음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지금은 도축장과 판매장의 매출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안정궤도에 접어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매출은 비슷하지만 사실 도축장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없는 실정”이라며 “도축장만으로는 제대로 된 경영을 하기 어려운 것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판매장과 식당에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도축장의 부채를 메워 나가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판매장 때문에 현상유지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우림축산이 직영하고 있는 판매장에서는 평균 일주일에 소 2마리 반, 돼지 30마리 분이 판매된다. 판매장에서 축산물을 구입해 식당까지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하루 평균 60명에 이른다. 등산객이 붐비는 철이면 주말에는 300여명이 넘게 찾는다. 다른 곳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축산물을 구입해 바로 구워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까지 타고 있다. 우림축산은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림축산은 2호점도 계획 중이다.
경기북부지역에는 포천, 퇴계원, 동두천, 연천, 파주, 전곡 등 6개의 도축장이 있다. 인접한 강원도 철원에도 도축장이 있다. 그만큼 이 지역은 도축장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2천800평의 부지에 자리 잡은 우림축산은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돼지 900마리, 소 25마리, 연간 돼지 24만마리와 소 6천600마리를 도축했다.
김영환 대표는 “신시가지와 인접한 여건 때문에 악취와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할까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위생적이고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우림축산은 지난 2002년 HACCP 작업장으로 지정 받았고 매년 운용평가에서도 상위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HACCP 지정 당시 위생과 청결평가가 좋아 평가단들이 다시 한 번 찾는 일도 있었을 정도다.
김 대표는 “도축장의 경영이 어렵지만 환경개선을 위해 매년 2억원 이상의 비용을 쓰고 있다”며 “주위에 꽃나무를 심는 것은 물론 환경흐름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돼지고기 육질등급제에 따른 예냉실도 갖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세 공과금을 포함한 도축수수료는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며 “물가 상승요인과 더불어 500원 인상을 추진했지만 거래 중단이 우려돼 결국 올리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김 대표는 “도축업계는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유통을 위해 도축장들이 구조조정 분담금을 걷고 폐업을 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축장 경영현실화를 위해서라도 통폐업과 같은 적극적인 도축장 지원책에 대해서도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림축산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와 동두천시에서 우림축산 판매장과 불과 800여m 떨어진 곳에 대규모 축산물브랜드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존의 길을 찾아 차근차근 경영합리화를 향해 가고 있는데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김 대표는 “우림축산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 지역 도축장과 육가공공장 모두에게 피해가 올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치단체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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