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이력제요? 이제 소비자들이 먼저 물어봐요”

  • 등록 2009.08.10 08: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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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 김회순 축산물등급판정소 이력사업본부장의 쇠고기 이력제 점검 현장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 김회순 본부장(사진왼쪽)이 쇠고기이력제 현황 파악을 위해 소형정육점을 찾았다. 사진은 김회순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통해 개체식별번호를 입력해 소의 출생부터 도축, 등급을 확인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6626+인터넷버튼+개체식별번호’ 일일이 확인
액정화면에 나타난 소 이력정보에 소비자 ‘신뢰의 웃음’ 활짝
도축장, 귀표 꼼꼼히 살펴…소분할 판매용 라벨부착도 철저
농장선 정확한 귀표관리 중요성 인식…이력제 조기 정착 기대

쇠고기이력제가 전면 실시된 지 꼭 한 달이 됐다. 철저한 준비 속에 탄생한 쇠고기이력제가 ‘안심 이력제’로 정착하기 위한 각 단계별 움직임이 여전히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축산물등급판정소 김회순 이력사업본부장은 영세정육점을 비롯해 생산농가, 도축장, 가공장, 판매장을 사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지난달 22일 김 본부장의 이력제 방문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소비현장에서
“한우 맞아요?”
“표지판에 있는 개체식별번호 보이시죠? 그 번호가 바로 한우 주민등록번호에요. 그 번호만 알면 휴대전화로 이 쇠고기에 대한 이력정보를 바로 조회할 수 있어요”
서울 관악구 인헌동 재래시장에서 정육점에서 본 광경이다. 영세판매업소 홍보와 계도 차원에서 점검 나왔던 김회순 축산물등급판정소 이력사업본부장은 시행 한 달 만에 이뤄진 성과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정착현장에 다소 놀란 표정이다.
담당 본부장으로 가만있을 수 없었는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김 본부장은 소비자에게 휴대전화에 숫자 6626(육류이력)을 누른 다음 인터넷 버튼을 텃치, 인터넷이 연결되자 “여기 보이는 개체식별번호 000194695228을 누르고 오케이 버튼을 누르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김 본부장의 휴대전화에는 소의종류, 도축일자, 등급이 나온 쇠고기의 이력사항이 상세히 떴다.
김 본부장은 이어 “쇠고기이력제는 소한마리마다 부착된 개체식별번호를 통해 소의 출생이나 사육부터 쇠고기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이력관련 정보를 기록 관리함으로써 필요할 경우 소와 쇠고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입하고자 하는 쇠고기가 한우인지를 확인하고 전문가의 설명까지 듣고 난 소비자의 한우를 구매한 모습을 지켜본 김 본부장은 정육점 관계자에게 이력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어봤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어요. 현재 마리당 판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시판에 표기하고 개체식별번호별로 냉장창고에 따로 정리해 놓은 수준이지만 축산기업조합중앙회를 통해 교육을 받고나서는 고가지만 전자저울을 생각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쇠고기 이력제를 앞두고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은 이력제 전담직원을 둘 정도로 이력제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영세 정육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교육하고 홍보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던 김 본부장으로선 이 같은 정육점 현장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듯 정육점을 몇 군데 더 둘러봤다. 표시방법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환경과 여건에 맞는 범위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나름대로 평가한 김 본부장은 교육홍보를 조금만 더 하면 이력제 조기 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도축·가공· 판매 단계별 점검
이에 단계별로 점검 필요성을 느낀 김회순 본부장은 이튿날 멀리 강원도 횡성의 농장과 원주의 도축장을 찾았다.
아침 6시 30분에 찾은 원주소재 강원LPC에서는 청결한 가운데 도축 및 가공이 이뤄지고 있었다. 도축신청서가 접수되면 먼저 서류증명서에 기재된 개체식별번호와 일치여부 확인부터 시작된다.
귀표가 부착되지 않은 소는 절대로 도축될 수 없기 때문에 접수자체를 하지 못하게 했다. 접수창구에 대기하고 있던 도축장 위생검사관이 일일이 귀표와 증명서를 확인하는 등 개체식별번호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예전보다 작업시간이 15%정도 시간이 더 걸려요. 귀표가 훼손된 경우에는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어 이 때는 작업 시간이 더 길어지지요. 하지만 이 단계에서 소홀히 할 경우 소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철저함을 기한다”는게 위생검사관의 설명.
김 본부장은 강원LPC 육가공장 안까지 방문해 현장을 꼼꼼히 체크했다. 오전 10시 가공장으로 입고된 소도체에 표시된 개체식별번호를 확인하고 다른 개체와 섞이지 않도록 잘 구분해서 발골·정형을 하고 부분육과 포장박스에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개체별로 작업중이다.
30m 떨어진 판매장을 방문해 소포장별로 개체식별번호를 확인하고 핸드폰을 꺼내 6626번을 누르고 인터넷을 연결해 쇠고기의 이력사항을 살폈다.
쇠고기이력을 확인하는 모습을 본 판매직원은 이력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줬다.
김 본부장은 직원에게 “유통단계에서 이력제과정을 점검하러 온 축산물등급판정소 이력제 담당자입니다”
전문가 앞이라 그런지 판매직원은 멋쩍은 미소를 짓고는 최근 이력제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해를 돕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간단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포장용 라벨지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묻자 “육가공장에서 소분할판매용 라벨을 필요한 양만큼 박스에 넣어줘 대면판매시에도 포장지에 부착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육가공장에서 라벨지도 여유분으로 주면 판매장이 조금 더 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꼼꼼히 메모했다.
이어 방문한 횡성의 한우농가. 우사에는 저마다 귀표 3개가 부착돼 있다. 횡성축협 브랜드육 관리용귀표, 농가관리귀표,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된 귀표까지 총 3개나 붙어있었다.
김일섭 농장주는 “소 사육농가는 송아지가 태어나면 출생신고서를 작성해 지역축협에 30일 내에 신고해야하고 축협은 신고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개체식별번호를 부착해야 하는 것이지요 물론 양도·양수 신고도 반드시 해야지요”
쇠고기이력제 시범 5년이 넘은 횡성축협 소속 조합원인 김 농장주는 “생산단계에서 귀표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쇠고기이력제의 시작이 농가에서부터 인만큼 그 책임도 막중하고 한우가격도 이런 시스템을 통해 적정하게 받을 수 있다”며 생산단계의 귀표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생산, 도축, 가공, 판매과정을 모두 둘러본 김회순 본부장은 “시행 한 달 만에 지금까지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 단계별로 역할에 충실하게 해줘야 할 것 같다”며 “쇠고기이력제는 농가, 도축장, 식육포장처리업체, 판매업자 그리고 소비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이 제도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제도이면서 국가적인 가축질병 통제와 국민안전보호의 목적이 있는 만큼 기록·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또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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