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가공 관심 전국서 한자리…배움 열기 뜨거워

  • 등록 2009.06.08 09:40:12
크게보기

■현장 속으로 / 건국대 ‘즉석 육가공 전문가 과정’의 하루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 즉석식육유통전문가 양성과정은 이론 수업뿐 만 아니라 실습과정과 품평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유일한 과정이다. 햄과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고기부터 다루기 때문에 교수가 직접 발골과정부터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가운데는 직접 만든 햄소시지 제품.
수강 동기 다양…식육 기록·요리법 설명 꼼꼼히 기록

육가공품을 즐기는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즉석 가공에 대한 교육열기가 뜨겁다. 건국대학교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즉석 식육 가공 유통전문가 양성과정’에는 다양한 소비패턴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강생들의 의욕이 돋보였다. 이 과정은 매주 수요일 8시간씩 16주 동안 진행된다. 지난 3일(수) 새로운 소비문화를 앞서 나가겠다는 정신으로 모인 수강생들의 열기를 따라가 봤다.

3일 오전 10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319호 강의실에는 즉석 식육 가공 유통전문가 양성 과정 수강생 35명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첫 강의는 건국대 김진만 교수의 ‘식품위생법규 및 HACCP’이다. HACCP은 요즘 생산부터 식육판매업 어디에서나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시간에 지켜본 35명의 수강생들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첫 강의가 끝나면서 이어진 점심시간. 수강생들에게 이 과정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돼지농장 바로 옆에 휴양림이 있어요. 휴양림과 더불어 체험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소시지 만드는 거 배우러 왔어요.”(유미옥 씨)
“아버지가 동대문에서 정육점을 15년 동안 운영하셨어요. 아버지의 정육점 경영 노하우를 배워서 가업을 물려받기로 했어요. 이를 위해서 저희 형제가 새로운 가공 기술과 정보를 더하면 더욱 발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유재춘, 유재호 형제)
“햄 소시지를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은 여기밖에 없어요. 햄·소시지를 만드는 기술을 익히고 이론으로 무장해서 수녀원에서 함께하는 아이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고 싶어서 왔어요.” (장성희 안나수녀)
“제과점 근처에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이 1천5백여명이에요. 수입치즈와 수입육가공품을 제조해 빵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국내 축산물을 이용해 만들고 싶어 멀리 거제도에서 왕복 8시간을 왔다 갔다 해요.”(권수연 씨)
들을수록 신청 동기가 다양했다.
이어진 두 번째 시간은 호서대 정혜경 교수의 전통육제품에 대한 이론 강의였다. 식육업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몰랐던 식육에 관한 기록과 정보에 강의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강의 도중 학생들은 중국이나 한국의 고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3시부터 이어진 실습시간. 말끔하게 실습 옷으로 갈아입고 한 손에 메모지를 들고 실습 선생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고기를 처음 썰어 익숙하지 않은 한 수강생이 “이렇게 하면 맞나요?” 하면서 자신이 썬 고기를 내밀자 이 과정을 이끌고 있는 건대 김천제 교수는 “자신의 방식대로 용도에 썰면 되지만 중요한건 고기 결의 수직방향으로 써는 게 맞다”며 친절하게 답한다.
다들 현장에서는 전문가이며 공장장이고 심지어는 정육점 사장도 있지만 누구 한사람 함부로 나서는 법이 없다. 새로운 것을 배워서 익히기 위해 자신의 것은 모두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습이 끝나고 수강생들은 강의실을 나섰는데, 일부는 3~4시간이나 걸려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