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선물거래소 / 7월21일 돈육선물 첫 상장

  • 등록 2008.07.02 10:30:44
크게보기

미래시점 특정價에 거래…돼지값 변동 위험 피한다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계절별 가격변동 대비 판매수익 보장…리스크 완화
거래단위 ‘1계약=1천kg’…내달 16일까지 시험운용
11개 도매시장 산출직전 2일간 평균이 대표가격
매월 세번째 수요일 최종 거래…결제는 현금으로


오는 21일 돈육선물이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사장 이정환)에 상장된다. 돼지고기 가격을 지수화해 국내 선물시장에 농축수산물 최초로 상장시키는 것이다.
돈육이 선물시장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안정적인 돈육 현물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내 돈육시장 규모는 2007년 기준 3조6천억 원으로 쌀 소매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축산물은 가격변동 위험에 거의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 쌀은 정부의 추곡수매제도로 안정적인 가격을 보장해 주지만 축산물의 경우 가격 하락 위험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2007년의 경우 6월 평균가격이 지육 kg당 3천900원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0월에는 2천800원으로 뚝 떨어졌다.
평균가격폭은 34%에 이른다. 게다가 최근 광우병 논란과 조류인플루엔자기 겹치면서 찾는 사람이 늘어나 돼지 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같은 가격 변동 사이클은 매년 조금씩 차이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일정하게 반복된다. 여름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가을이나 겨울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감소하는 탓이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무더위로 인해 돼지 임신율이 떨어진다. 돼지는 4개월 임신기간을 거쳐 출산 후 6개월(100kg)이 지나면 시장에 출하되기 때문에 이듬해 봄·여름의 돈육공급은 자연히 줄어든다. 돼지가격이 좋을 때 갑자기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 언제 또 돼지 값이 폭락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격형성 구조를 잘 파악한다면, 양돈농가는 위험을 대비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가격이 좋아서 큰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거의 해마다 반복되는 가격 폭락을 피하고 돼지를 제값에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여기에 ‘선물거래’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선물 거래란?

선물거래란 물건 값을 미리 정하고 물건은 나중에 서로 주고받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선물거래 방식에는 물건 값은 미리 정하되 추후 정해진 날짜에 물건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과 미리 정한 가격과 나중에 정산하고자 하는 가격과의 차액을 현금으로 주고받는 방식이 있다.
돼지고기를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 특정가격에 거래하기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약속한 것이다. 이를 통해 양돈업자와 돈육가공업체들이 돼지 값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될 돈육선물은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된다.


■ 도입배경·필요성

돈육관련 상품은 미국의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와 중미상품거래소(MidAm), 독일의 하노버상품거래소(RMX), 네덜란드의 유로넥스트(Euronext), 헝가리의 BCE에서 거래되고 있다.
거래방식으로는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유로넥스트가 현금결제방식을 취하고 있고 RMX와 BCE는 실물거래인수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다루는 돈육선물은 돈육가격지수선물과 돈육가격지수선물옵션, 냉동삼겹살 선물과 냉동삼겹살선물옵션 등으로 돼 있고 일평균 거래량이 2만9천계약에 달한다.
돈육가격은 다른 선물상품의 기초자산 가격에 비해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돈육선물시장은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돈가 하락에 대비해 출하 시점에 안정된 판매수익을 보장해 돼지고기값을 안정화시켜 양돈농가와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열게 됐다.
돈육선물은 양돈 경영인과 육가공업체들이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미래 돈육의 시장 가격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선물은 그 상품의 가격이 미래에 어떻게 될 지를 예상하고 그에 다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이뤄지는 거래다. 따라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추정하는 미래가격을 짐작해 볼 수 있어 생산량과 소비량을 조절하는 잣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부 축산농가는 돈육선물 시장 도입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선물거래를 공격적인 투자수단으로 생각하거나 파산에 대한 우려와 선물도입이 오히려 현물가격을 끌어내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선물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것이며 필요이상의 가격상승은 급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농가가 입는 충격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물로 인해 오르는 현물가격을 끌어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떨어지는 현물가격을 선물로 상승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선물거래 방법

현재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제시한 돈육선물 상품 명세에 따르면 우선 거래대상에 있어 암, 수, 거세를 포함해 도체 등급판정시 E 등급을 제외한 A부터 D 등급까지, 박피방법에 따라 탕박, 생박피가 모두 거래대상에 포함한다.
거래단위는 계약(1계약=도체1천kg)이며 1천kg에 해당하는 전체 거래대금이 아닌 계약금 조의 증거금(거래대금의 21%)만으로 돈육선물을 손쉽게 사거나 팔 수 있다. 양돈농가들의 평균사육두수(1천두) 및 출하주기(2주)에 따른 헷지거래 규모를 고려해 1천 kg이 거래단위로 적합하다.
최소가격변동폭은 기타상품과의 최소가격변동급액과 균형되도록 5원으로 결정된다.
돈육선물의 거래대상은 축산물도매시장돈육가격의 대표가격으로 한다. 돈육대표가격은 축산물등급판정소가 전국 11개 시장에서 산출 직전 2일간의 돈육 도체중량 가중평균가격이다.
선호도에 따라 가격이 다른 여러 부위를 고려하고 가격 조작 우려를 막기 위해 부위별 단순평균이 아닌 거래량을 고려한 가중 가격을 사용한다.
최종 결제방식은 현금결제다. 매매체결 당시의 가격과 최종 결제시 가격의 차이만큼 현금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운송과정에서의 변질 우려 등에 따라 최종 결제시 돈육을 주고받는 실물인수도 방식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매매거래시간은 10시 15분에서 15시 15분이다. 돈육의 생육기간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해 연속 6개월 물이 상장된다. 최종 거래일은 매월 세번째 수요일이며, 최종 결제가격은 최종 거래일 다음날 오전 10시에 산출된다. 최종 결제일은 최종 거래일 이후 2영업일이다.
결제약정수량 보유한도는 3천계약이며 만기도래 직전 5일 간은 900계약으로 제한된다. 거래소는 시장 운영을 위한 최종점검을 위해 30일부터 내달 16일까지 시험시장을 운용키로 했다.

■ 돈육선물 거래 예시

돼지 값이 한 달 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김 사장이 오늘 돈육선물을 kg당 4천원에 파는 거래를 했다. 한 달 후, 실제로 돼지 값이 떨어졌고 돈육선물의 가격도 kg당 3천500원이 됐다. 돼지 값이 떨어졌지만, 김 사장은 미리 4천원에 돈육선물을 팔아 돈육선물을 되사는 것에 의해 500원(4천원-3천500원)의 이득을 보게 된다.
여기서 정산을 물건으로 하는 경우라면, 처음 약속했던 kg당 4천원을 받고 돼지를 전달하면 되지만, 현금으로 하는 경우에는 선물거래로부터 500원의 이득을 얻고 돼지는 별도로 도매시장에서 3천500원을 받고 팔면 된다.
따라서 물건으로 정산했을 때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며, 이렇게 현금으로 정산을 하는 이유는 돼지를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운반, 도축, 품질 등의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서 이다.
육가공업체를 경영하는 이 사장도 햄이나 소시지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까 항상 걱정한다. 6월 현재 돼지는 kg당 4천600원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 회사경영에 부담을 가져와 불안하기만 하다.
장마기간 주춤했던 돼지가격이 다시 솟아오를 기미를 보이자 올해 안에 더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돼지가격에 앞으로 원료수급문제는 또 어떻게 풀어나갈지 막막하다.
하지만 돈육선물거래를 통해서 돼지고기 매입가격을 미리 확정했기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상승에 따른 위험 없이 원재료 공급을 안정화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게 된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