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육시장 ‘총성없는 전쟁’

  • 등록 2008.05.03 11:01:11
크게보기

美 쇠고기 수입재개…미국 고토회복 전략에 호주·뉴질랜드 공격적 방어

[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호주…시장 원하는 부위·품질 맞춰 능동 대처
뉴질랜드…대형매장등 유통채널 전국 소매점확대
미국…전문 인력중심 본격 프로모션 전개 계획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임박하면서 쇠고기 수출국들의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003년 12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동안 미국이 차지하고 있던 수입 쇠고기 시장을 나눠 가졌다. 2003년 당시 호주산 쇠고기 시장 점유율은 21%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산 수입이 금지되면서 호주산 쇠고기는 최근까지 70% 정도 점유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8%에 불과하던 것이 20%까지 상승했다.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자 호주와 뉴질랜드는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우선 호주는 시장이 원하는 부위, 품질, 마블링 수준에 초점을 맞추고 호주산 와규를 비롯 마블링이 잘된 장기 곡물비육 상품,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중저가의 상품을 시장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호주는 일부 부위만 수출하는 국가들과 달리 소의 모든 부위를 수출하는데 의미를 두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축산공사는 특히 한미FTA에 따라 한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에 관세가 현행 40%에서 향후 15년간 점진적으로 축소돼 철폐될 예정이기 때문에 호주산이 미국산 쇠고기와 동등한 접근성을 가지고 한국 쇠고기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한·호주 FTA 체결에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방침이다.
홍지희 호주축산공사 홍보팀장은 “호주는 현재 전 세계 쇠고기 소비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축산시스템과 프로그램 및 제품을 갖추고 있다”며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쇠고기 시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도 쇠고기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방어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식육양모협회는 지난해 전국적 유통망을 가진 할인점 홈에버를 통해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국내에 수입된 이후 할인점 등 대형 유통매장에 진열되는 것이 처음이다. 협회는 지난 2006년 ‘뉴질랜드 자연이 키운 쇠고기’란 브랜드로 런칭한 것을 시작으로 주요 호텔 및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협회는 아울러 외식업 및 단체급식사업 강화는 물론 유통채널을 전국 소매점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소라 뉴질랜드식육양모협회 홍보과장은 “뉴질랜드산 쇠고기는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100% 목초방목으로 자라났기 때문에 곡물비육으로 키워진 쇠고기에 비해 동물성 지방함량이 낮다”며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웰빙 트랜드에 맞춰 홍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와 뉴질랜드의 이 같은 수입 쇠고기 방어전략이 어느 정도 유효할 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미국의 시장을 되찾으려는 노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우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집중하는 한편 이같은 때에 맞춰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해온 전문화된 인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해 프로모션의 시기, 방식은 확정하지 않고 관망 자세로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또 한국 음식점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이들 식당이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게 해서 미국산 신선 냉장 쇠고기가 소비자 눈에 잘 들어오게 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박정민 미국육류수출협회 차장은 “미국산 쇠고기시장이 4년 동안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실상 새롭게 런칭한다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라며 “언론매체들이 막연하게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