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7두로 시작해 198두…42년 낙농 외길 걸어 전업농 ‘우뚝’
1만4천㎏ 이상 초고능력우 12두…전국 최상위 유량 자랑
네팔 목부 고용 이어 2년전 송아지 4두 네팔에 기증까지
개량·영양·환경 관리 ‘3박자’…목장 2세 경영 준비도 완료

젖소 7두로 시작한 낙농부부가 42년 동안 근면, 성실함으로 일관하여 198두 전업농가로 우뚝 서 대물림하는 목장이 있다. 7년 전부터 네팔 목부를 채용한 이 목장은 2년 전 젖소 송아지 4두를 네팔로 보내는 등 나눔 행사에 참여해 관심을 모은다.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 214-1 토평목장<대표 김광기(73세)>. 김광기 대표는 정연순씨(71세)와 결혼하고, 1984년 가을 구리시 토평동 577번지에서 젖소 7두로 낙농가가 되어 이듬해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원번호 8681)에 가입했다. 이들 부부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젖소는 매년 늘어나 계류식 우사 100평 정도를 지어 35두까지 길렀으나 구리시가 도시화되어 2003년 현방리로 이전했다.
부지 4천600평 위에 건립된 개방식우사는 퇴비장을 포함 5개동 1천880평이다. 이전당시 덴마크 스트랑코 6두 복열 12두 착유시설은 두수 증가로 영국 풀우드 10두 복열 20두 동시착유 헤링본으로 교체했다. 당시 경산우 130두에 대한 사료급여는 능력별로 자동으로 용이토록 발목에 자동센서기능을 부착하고 자동사료급여기 6대는 능력별로 사료를 줌에 따라 효율적인 원유생산과 과비도 방지한다. 토평목장에서 생산되는 축분은 포크레인으로 수시로 뒤집어 주어 혐기발효를 시킨다.

김광기 대표가 구리시에서 목장을 하던 1997년부터 4년 동안 왕숙천(포천시 내촌면 신팔리 수원산에서 발원하여 남양주시 진접과 진건을 지나는 38km의 하천)이 한강과 만나는 둔치에서 조사료를 재배하는 현장을 취재하여 보도한 바 있다.
김광기 대표는 “왕숙천이 한강과 합수하는 지점(세종포천고속국도가 지나는 고덕토평대교 북단아래)에서 구리암사대교 북단 부근에 이르는 한강천변 6만평에 연맥(청보리)과 수단그라스, 유채 등을 심어 당시 구리시민에게 쉬어가는 자연공간을 제공하고, 수확기에는 젖소에게 유용한 사료작물로 제공됐다”고 재삼 강조했다. 김광기 대표가 90년대 후반 양질의 사료작물을 재배한 둔치는 현재 구리한강시민공원과 사회인야구장 등으로 조성돼있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가 2월 실시한 토평목장 총 검정두수는 197두. 경산우 120두 중 착유기록이 있는 개체 111두의 두당평균 유량은 1일 38.3 kg, 유지율 5.0%, 유단백률 3.5%, 무지고형분율 9.2%다. 305일 보정 두당 평균 유량은 1만1천597kg으로 전국 최상위다.
이중 ‘토평 585호’는 5산차 유량이 305일 보정 1만6천118kg에 달하는 초고능력 젖소다. 이밖에 ▲‘토평 670호’=1만5천470kg ▲‘토평 714호’=1만4천764kg ▲‘토평 650호’=1만4천715kg ▲‘토평 721호’=1만4천680kg ▲‘토평 713호’=1만4천655kg ▲‘토평 754호’=1만4천342kg ▲‘토평 640호’=1만4천166kg ▲‘토평 691호’=1만4천158kg ▲‘토평 736호’=1만4천157kg ▲‘토평 696호’=1만4천141kg ▲‘토평 699호’=1만4천101kg 등 1만4천kg 이상 초고능력우가 무려 12두.

이처럼 토평목장의 젖소들은 체형도 우수하다. 김진구 낙농2세는 “우리목장 젖소의 평균 체형점수는 한국종축개량협회 최명헌·전혁진씨가 최근 심사한 결과 81점”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대표는 “서울우유 홀스타인경진대회와 이천시 홀스타인엑스포에 거의 매 대회 출품하여 각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최고성적은 이천홀스타인엑스포 미경산우 부문 준그랜드챔피언”이라고 거들었다.
평균 산차는 2.7산으로 전국평균 2.4산보다 높다. 평균 분만 간격도 408일, 평균 공태일수 129일로 우수하다. 체세포수 평균은 18만1천(cell/ml)으로 우수하지만 체세포 50만(cell/ml) 이상 개체가 10두로 이들 젖소는 적절한 관리가 요망된다.
이처럼 토평목장 젖소들의 능력수준이 우수한 것은 김광기·정연순 부부가 계획교배에 의해 젖소개량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또 한국농수산대학 낙농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대물림 수업중인 아들<김진구(43세)>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접목, 개량을 꾸준히 함은 물론 영양과 환경관리에 세심한 배려에 기인된다. 따라서 이들 부부는 개체별로 급여하는 자가 TMR사료비율 프로그램 등은 아들에게 이미 인계했다. 김진구 낙농2세는 올해로 7년차인 수바스씨(31세)와 3년차 옴전덕씨(27세), 1년차 수리에씨(28세) 등 네팔목부 3명과 호흡을 맞춰 목장관리를 하는데 거의 빈틈이 없다는 것이 김광기 대표의 설명이다.
김광기 대표는 “목장의 일손이 부족하여 외국인을 많이 고용해봤는데 그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인과 네팔인이 좋다”면서 “일례로 15년전 우리목장에서 30개월과 다른 목장에서 24개월을 일하고 돌아간 우즈베키스탄인은 10년전 우즈베키스탄에 갈일이 있어 만났는데 집도 널찍하게 짓고, 시멘트회사 대리점 사장을 하면서 자가용을 굴릴 정도”라고 성공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김광기 대표는 “네팔인도 우리 목장에서 3년 만기를 채우고 돌아가 포카라지역에서 건물을 지어 월세를 받으며 생활한다”며 “다만 한국생활에 적응을 못한 일부 네팔인 목부는 목장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요령을 피워 위의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기 대표는 이어 “아들이 졸업한 한국농수산대학의 실습생도 그동안 1년에 한두 명씩 16회를 받아봤으나 근년 들어서는 안 받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과거 전문학교였을 때는 실습을 잘하던 학생들이 대학교로 승격이 되면서 겨울방학과 여름방학기간 각각 2개월씩 4개월은 일을 못하겠다고 하여 목장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여 내린 조치다.
김 대표는 “농수산대학에 입학을 한 학생이라면 실습을 하는 연수기간에는 정신과 마음의 자세가 학교 운영목적과 학사방침대로 움직여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하고 “물론 실습과정을 잘 이수한 학생(4명)은 현재 목장을 잘 경영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는 내가 가르친 부분도 없잖아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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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평목장 기증 젖소 4두는?
네팔 농가의 꿈과 희망이 되다
건강한 출산과 우유 생산
소득 창출·자립 기반 마련

토평목장은 2022년 10월 4일 헤퍼코리아를 통해 젖소 송아지 4두를 기증했다.
이와 관련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당시 35개 목장에서 기증된 암송아지 생후 6∼9개월 사이로 5대 질병에 결격사유가 없는 건강하고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65두이며, 헤퍼코리아에서 구입한 암송아지 36두를 포함, 101두로 2022년 12월 22일 네팔로 보냈다”면서 “신둘리지역 농가에게 분양되어 그동안 꾸준히 교육·지도하는 사실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혜원 대표는 “토평목장에서 보낸 암송아지 4두는 고마 가족과 인디라 가족에게 전달되었다”면서 “그 암송아지는 엄마소가 되어 송아지를 속속 낳아 관련농가와 네팔정부에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평목장에서 보낸 젖소 ‘K078 락쉬미(힌두의 부유의 여신)’는 2022년 6월 태어나 그해 12월 네팔농가 고마더깔씨의 장남 나라얀에게 전달됐다. 나라얀은 선물 받은 한국 젖소가 집으로 걸어 들어올 때 집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아 희망을 선물 받은 것 같아 힌두교 부유의 신 이름을 따서 ‘락쉬미’로 지었다.

고마더깔 가족의 사랑아래 네팔생활에 잘 적응해 온 ‘락쉬미’는 지난해 6월2일 40.5kg의 수송아지를 낳았다. ‘락쉬미’와 송아지 상태를 점검한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희원 수의사는 “건강한 송아지를 출산한 ‘락쉬미’는 우유생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토평목장에서 2022년 6월 14일 태어나 네팔로 건너간 ‘K079 도전’은 수줍음이 많은 축주 인디라씨에게 보내졌다. 인디라씨는 소를 키운 경험은 없었지만 이웃들이 소를 돌보는 모습과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도전하는 용기를 가졌다.
젖소를 처음 기르는 인디라씨는 헤퍼농업현장학교(FFS)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집에서 실천으로 옮겼다. 이에 화답하듯 ‘K079 도전’은 인디라씨에게 경제적 수입을 올려 주어 인디라씨는 젖소의 유량과 사료량을 기록하는 스마트 디지털 가족 앱에 몰두한다. ‘K079 도전’은 지난해 5월 17일 암송아지<K-000007(평화)>를 출산했다. 초반 1일 25kg씩 생산했던 유량은 6개월이 지나서도 21kg을 유지하여 우유로 수익을 얻어 가정에 큰 보탬이 된다 한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동시에 젖소를 돌보는 일이 즐겁고 배우며 공부하는 축주로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이혜원 대표는 전한다.

토평목장에서 2022년 6월 29일 출생한 ‘K080(곤)’은 지난해 6월 16일 새벽에 48,2kg의 건강한 수송아지<K-000032(희망)>를 낳았다. 축주 쿠마리 카플씨는 수시로 곤이의 털을 빗질해주는 등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지내도록 깊은 정성과 애정을 쏟고 있다. 축주의 딸도 젖소를 돌보면서 수의사를 목표로 수의테크니션이 되기 위해 준비중이다.
‘K-000032’ 수송아지 수혜자는 네팔정부가 운영하는 A·센터격인 네팔종축연구원으로 옮겨져 앞으로 후대검정우로 이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토평목장에서 보낸 암송아지들은 네팔 농가와 정부에서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어 나눔의 정신은 국경을 넘어 희망과 용기를 주면서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네팔 신둘리 지역 농가가 주로 채취하여 급여하는 조사료는 코끼리 풀이라고 일컫는 ‘라피미르’. 이 풀은 프로틴 함량이 18%로 높지만 한국의 젖소들에게 급여하는 목초의 여왕 알팔파를 비롯해 티모시·연맥·톨페스큐 등 영양가가 골고루 함유한 조사료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양질의 조사료와 배합사료 등을 TMR배합기를 통해 비벼서 영양을 공급할 경우 1일 평균 유량 33kg 이상은 모두 나올 개체들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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