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마스크 없는 분뇨탱크 작업 ‘삶포기’ 행위

  • 등록 2025.04.03 07: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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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리내 ‘죽음의 가스’ 외부자극에 급속 방출돼
작업전 농도측정 의미없어…방독면 사용 더 위험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농장 일상…불편한 안전수칙 준수 기대난 ‘딜레마’

 

송기마스크<사진> 외에는 가축분뇨 저장시설이나 배관 작업시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양돈현장의 일상적인 작업 과정에서 이러한 안전수칙 준수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양돈업계가 딜레마에 빠져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3월 27일 정부와 축산환경관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안전공단), 농협축산경제, 일선 양돈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돈장 질식재해 사고재발 방지 대책회의’ 를 갖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가축분뇨 저장시설의 청소 및 보수, 이송 작업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식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7건의 양돈장 질식사고가 발생, 모두 12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 사고는 가축분뇨 저장조, 슬러리 피트 및 배관 작업 과정에서 황화수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반드시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밀폐된 공간의 가축분뇨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황화수소는 100~200ppm의 고농도일 경우 후각의 피로 현상으로 특유의 ‘달걀 썩는 냄새’ 를 맡지 못하게 되며, 500ppm 이상의 농도에 노출시 순식간에 의식을 잃고, 사망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안전공단 김훈 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른바 ‘콜라병 효과’ , 즉 작업자가 슬러리를 밟거나 휘젓는 순간 황화수소 가스층이 터지면서 급속히 방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험공간 작업전 황화수소 농도 측정이나, 그 결과를 토대로 이뤄지는 환기 여부 파악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안전보건공단 김원식 차장은 “방독면은 저농도 가스만을 거를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할 때는 더 위험하다. 아예 안전대책 자체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작업전은 물론 작업 과정에서도 충분히 환기를 해주면서 작업자에게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송기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 외에 확실히 안전을 담보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안전대책의 현실성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돈협회 문석주 부회장(환경대책위원장)은 “가축분뇨 저장조나 배관 작업은 양돈농가들에게 일상이다. 굳이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전문업체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그렇다고 송기마스크를 농장 마다 일일이 비치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착용시 작업 마저 불편하다. 농가들에게 현실적인 안전대책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출했다.
대전충남양돈농협 황정훈 팀장은 이에 대해 “조합원 질식사고 발생 이후 조합 차원에서도 송기마스크 3대를 구입, 조합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높이는 안전표지판 설치와 함께 평소 농장내 고착슬러지 제거를 뒷받침 할수 있는 지원도 질식사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질식사고 예방 농가 교육자료도 도마위에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 황정훈 주무관은 “현장과 괴리된 교육자료도 생각해 봐야 한다. 양돈현장의 위험공간이 어디이며, 얼마나 위험한지 구분해 농가가 쉽게 인지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예방대책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돈협회는 이에 따라 양돈현장 맞춤형 질식사고 예방 매뉴얼 제작에 나서는 한편 정부의 가축분뇨처리 지원사업에 안전시설 및 장비도 일부 포함하되, 축산업종사자 교육 과정에 농장 안전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농식품부 김보민 사무관은 이와관련 “질식사고 예방 등 농장 안전관련 지원사업에 대한 건의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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