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혁신적 접근

  • 등록 2025.04.02 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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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지상윤 가금연구센터장] 최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는 요동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축산업 역시 이와 같은 변화로 인해 생산비 부담이 증가하고,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 등 생태적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지만 단순히 사료비 절감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료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실제 개선율은 10~20% 수준에 그친다. 반면, 최근 3년 동안 사료 가격은 45% 이상 상승하여 사료효율 개선율을 상회하고 있다. 더욱이 분뇨 처리, 질병 관리, 동물복지 등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단순한 ‘사료비 절감’이라는 해법만으로 농가가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축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복합적이며, 단일한 해결책으로는 극복이 어렵다. 따라서 보다 전일적(holistic) 접근이 필요하며, 기술·정책·경영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가축 영양소 요구량의 정밀화, 최적화된 영양소 공급, 친환경적 분뇨 처리 및 자원화, 사육 환경 개선 등 검증된 기술들이 농가 경영에 효과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다행히 실제로 이러한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창의 한우 농가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한우 개체별 육질과 성장 특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맞춤형 사양관리를 도입함으로써 비육 기간을 단축하고, 준(準)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높였다. 또한, 한돈 농가들은 사료 내 질소 저감 정책에 대응해 협동조직을 중심으로 현장 적용 방안을 공유하며 시행착오를 줄여가기도 한다. 익산의 젖소 농가는 이웃 경종 농가와 협력하여 조사료 계약 재배를 통해 사료비 절감과 경종 농가의 추가 소득 창출이라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역시 사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다각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산 사료 원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통해 대체 곡물 및 부산물 사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저메탄사료 및 질소저감사료 기술을 개발하여 환경부담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축 영양소 요구량의 정밀화를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ICT 기반의 스마트 사양관리 기술을 개발·보급해 농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축산업은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 아닌,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변화가 필수적이다.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새로운 기술과 경영 방식이 융합될 때 지속 가능한 축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혁신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는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축산업이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위기 극복을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것이 축산업이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길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관리자 dhkswo5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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