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기행 에이씨씨(ACC) 연구소장

  • 등록 2025.04.01 15: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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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기술 접목…K-축산 발전 밑거름될 것”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발효사료 개발 원조…20년 만에 미국서 귀국 ‘제2 인생’
단백질공학 기술 기반 신개념 면역·항체 제품 개발 계획

 

‘미생물·효소제 분야 권위자’ 조기행 박사가 20년 미국 생활 뒤, 국내 축산업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2월 에이씨씨(ACC) 연구소장에 부임했다.
조 소장은 지난 1997년 12월 씨티씨바이오에 입사했다. 이후 사료용 효소제 등을 개발, 국내 축산농가 수익 향상과 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당시 생소했던 키시라나제(xylanase)를 도입해 저가의 소맥 원료를 충분히 활용, IMF 사태로 고전하고 있던 사료회사에 사료 원가절감과 고품질사료 기회를 제공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사료용 효소제 사용법이 이때 정립됐다.
또한 현재 전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대박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난아제(제품명 씨티씨자임)’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만난아제 개발은 세계에서 두번째이며, 산업적인 생산과 적용은 처음이다.
이러한 성과 등에 힘입어 조 소장은 2003년 인명사전 후즈후(WHO'S WHO Historical Society)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05년 홀연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조 소장은 “미국 LA에 있는 한 한의대에서 생화학, 미생물학 등을 가르쳤다. 한의사 면허를 따고 환자 치료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임상연구와 박사과정 학생 연구 지도에 매진했다”고 미국 생활을 알렸다.
조 소장은 가정 일 때문에 2023년 고향 땅을 다시 밟았다. 임시귀국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꿔먹었다. 아직 국내 축산업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사료 값은 농가 최대 고민이면서 축산업 경쟁력이었습니다. 사료 원료의 국제시세는 지속적으로 상승해왔고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그는 1990년대 후반 발효사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조 소장은 “현재는 TMF 등 발효사료가 보편화됐지만, 예전에는 발효사료라는 명칭도 없었고 어떻게 만들지 아무도 몰랐다. 2000년 천안시 농업기술센터에 균주 보전, 계대배양, 액체배양, 고체발효 및 부형제 혼합 등 전과정의 생산기술을 6개월에 걸쳐 교육했다. 모두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회고했다.
이를 통해 발효사료가 우리나라 축산업에 소개됐고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한참 후 알았지만 개발한 발효사료가 냄새저감, 육질개선, 성장촉진, 사료효율 개선 등에 많은 효과를 내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고 하더라고요. 해당 공무원은 발효사료 보급에 힘썼습니다. 큰 보람입니다.”
그는 귀국 후 방문한 군산에 있는 한 사료공장에서 또 한번 효소제·발효사료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 에이씨씨는 거기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기술 이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던 조 소장을 우성섭 에이씨씨 회장이 붙잡았다. “다시 한번 같이 일합시다. 에이씨씨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조 소장은 “별 망설임이 없었다. 에이씨씨는 장기성장 토대가 되는 R&D 중요성과 가치를 이미 잘 알고 있다. 공백기간 중에 하지 못한 일을 후회없이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복귀했다. 마치 장기출장을 갔다가 돌아온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과는 기술차이가 크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 미국에서 익힌 선진기술을 국내 축산업에 제대로 이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단백질 공학(프로틴 엔지니어링) 기술을 플랫폼 테크놀로지로 확보해 신기능 효소제는 물론 신개념 항체제품, 면역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분명 항생제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 예를 들어 기존 효소제에 내열성 강화, 펩신 내성, 역가 상승 등 좋은 옷을 입히게 됩니다. 이렇게 신기능 효소제를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조 소장은 “후계 양성도 내 역할이다. 내가 마무리 못할 경우, 후계자들이 완성해내면 된다. 나는 불쏘시개다. 국내 축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건강 증진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김영길 kimy29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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