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량 연대기-개량을 즐기는 진짜 선수<2> 한국종축개량협회-축산신문 공동기획

  • 등록 2025.03.26 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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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교배 통한 결과 도달까지, 긴장감 즐겨”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경기도 화성의 선진목장 나 경수 대표는 개량의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진짜 선수였다. 착유소 100두 규모로 연세 우유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 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원유 생산 량이 아니라, 젖소 개량에 대한 나경 수 대표의 ‘집념’ 과 ‘철학’이다. 한국종축개량협회 경기지역본부의 추천을 받아 선진농장을 방문해 나경수 대표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

나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가축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고, 군 제대 후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젖소 사육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젖소를 키운다 는 개념보다 ‘더 좋은 소를 만든다’는 목표에 집중했 고, 지금도 그 철학은 변함이 없다.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 내가 어떤 소를 키우 고 있는지가 나에게는 더 중요합 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얻는 즐 거움 대부분의 낙농가는 젖소 개량 을 통해 유량을 늘리거나 번식력 을 높이는 결과를 강조한다. 그 러나 나경수 대표는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 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암소 에 필요하다 싶은 정액을 선택해 수정하고, 새끼가 태어났을 때 그게 내가 기대한 모습에 가까우 면, 그 성취감은 뭐라고 설명하 기가 어려워요. 그 과정을 따라 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요.”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냐는 질 문에 나 대표는 “오히려 긴장감 이 크다”고 답했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쉽지 않으니까 더 가치가 있고, 그 과 정이 힘들지만 재미있습니다.” 나 대표는 개량의 과정을 단순 한 기술이 아닌 ‘예술’에 가깝다 고 여긴다. 정액을 고르고, 암소 를 선발하고, 교배 계획을 짜고, 태어난 송아지를 키우는 그 모든 시간이 그의 인생을 채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더 가치 있다

“그냥 좋은 정액 쓰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 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개량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얘기입니다.” 나 대표는 체형, 유전능력, 번식력 등 복합적인 기 준을 세우고 교배 계획을 짠다. 그리고 매일매일 기 록과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확인하고 수정하며 나 아간다. “이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쉬운 일이면 누구나 다 했겠죠. 나는 그걸 어렵게 해내니까 더 재 미있고, 내 농장이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현재 선진목장의 젖소들은 체형등급, 유량, 유질, 번식력에서 고른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나 대표는 앞 으로도 개량을 통해 ‘대한민국 낙농의 기준’을 만들 어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낙농 현실이 갈 수록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 럴수록 개량이라는 기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좋은 소를 가지는 것이 곧 좋은 농장 이 되는 길이고, 그런 차별성이 어려운 현실에서 내 농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길이라고.

은퇴가 멀지 않았다고 알고 있지만 그는 마지막 그날까지도 개량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건 지금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마지막 그날까 지도 긴장하고, 기대하고, 노력하며 살 겁니다. 결국 좋은 소를 가진 농장이 경쟁력 있는 농장입니다. 나 는 그걸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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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일 dilee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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