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재고량 두배 껑충…원유수급불균형 심화

  • 등록 2025.03.19 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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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말 분유재고량 9만5천톤…소비부진 직격탄 분석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잉여유 부담에 유업체 원유감축, 낙농가 농가 희생 강요 안돼
원유생산량 200만톤 실현가능성 의문, 소비기반 마련 대책 필요

 

원유수급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낙농업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젖소관측(3월호)에 따르면 2024년 12월 분유재고량은 원유환산 기준 9만5천톤으로 전년동기대비 94.4%로 나타났으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재고량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원유생산량 증가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소비부진의 영향이 더 작용했다는 평가다.
영유아수 감소, 대체음료 시장 확대, 소비트렌드 변화, 유제품 수입량 증가, 공공급식에서의 우유공급물량 감소 등 국산 우유 및 유제품 소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까지 겹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것.
실제 지난해 원유생산량은 193만8천톤으로 예년(2019~2023년)에 비해 3.8% 적은 수준이나, 국산 원유소비량은 178만9천톤으로 2.1% 감소했다.
게다가 잉여유를 분유로 환원 시 발생하는 비용과 보관료 등의 부담으로 유업체들은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멸균유 가공·판매를 우선하고 있음에도 분유재고량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그만큼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유업체들의 저유조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 원유처리에 곤혹을 치르면서 낙농진흥회의 경우 인센티브 차원에서 실시하던 집유주체별 분기총량제를 3월부터 개별 총량제로 전환한 바 있다.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남양유업이 집유조합 대상 대대적인 원유계약물량 감축을 단행했고, 타유업체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농가현장에선 수급조절을 농가의 희생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의 한 낙농가는 “전체 농가 쿼터가 220만톤 수준이지만, 현재 생산량은 194만톤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미 보유한 쿼터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유업체들은 원유생산량을 더 줄이려고 한다. 물론 수급상황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다 같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수급불균형에도 여러 원인이 있을텐데,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농가의 생산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에선 정부의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 목표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을 발표하면서 원유생산량 200만톤과 원유자급률 48% 회복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국산 원유사용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소비부진도 이어지면서 결국 정책목표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용도별차등가격제 시행 3년차를 맞이했지만, 참여 유업체의 정책취지와 빗나간 원유감축 행렬, 당초 계획했던 정책 시행을 위한 예산 확보 불발 등 제도의 연착륙 기대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어떻게 원유생산량 200만톤을 달성하고, 이를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인지 실현가능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낙농가와 유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민병진 alstlt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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