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년 전망> '양봉산업' 스마트양봉 기술 보급 본격화…지속가능 토대 다져

  • 등록 2025.01.10 10: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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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정보제공시스템 구축···응애 자동식별장치 도입도
국산 벌꿀 기능성 연구 박차···원산지 판별기술개발로 수입 대응
알기 쉬운 양봉 용어집 발간…농가·국민 이해도 제고 위한 노력

<2025년 신년 전망> '양봉산업'

스마트양봉 기술 보급 본격화…지속가능 토대 다져

 

한상미 과장
농촌진흥청 양봉생태과

 

새해 양봉산업은 지난 2022년 이른 봄, 월동(越冬)꿀벌 대량 폐사는 농가도 양봉 전문가도 그 어떠한 준비도 없이 맞닥뜨린 전쟁과도 같았다.

되돌아보면 수많은 전조 증상들이 있었으나, 우리는 그 신호들을 외면하고있었다. 지금 당장 양봉농가에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쳤던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심정이었던 건 아닌지 여전히 안타깝다.

꿀벌은 기르는 양봉산업은 축산업이면서도 소, 돼지와는 다른, 심지어 같은 곤충인 누에나 식용 곤충과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사육되고 관리된다. 마치 우리가 급변하고(Volatility), 불확실하고(Uncertainty), 복잡하며(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시대에 살고 있듯이 꿀벌 역시 VUCA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노력이 눈
물겹다.
최고의 양봉사육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우리 양봉농가도 기후 변화와 서서히 고령화로 인해 그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졌으며, 다른 농업과 마찬가지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이 되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편협함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양봉농가와 양봉 연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농촌진흥청의 양봉생태과가 할 일은 분명해졌다.
과거의 경험과 인력에 의존했던 양봉산업을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양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월동 꿀벌 폐사 이후 꿀벌이 농업과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축으로 꿀벌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5개 부처가 함께 뜻을 모아 지난 2023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8년 동안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수종 개발과 생태계 보전 연구개발 사업’에 총 485억원 규모로 분야별로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 푸른 뱀의 해인 올해는 그동안 연구과제를 통해 얻은 성과를 양봉농가와 함께 현장에서 완성하고자 한다.
 

지리정보 시스템 이용 기후 등 예측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이동양봉 농가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동할 지역의 기후, 꽃 개화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개발된 장치는 40여 개 농가에서 현장 실증을 마쳤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의 단말기는 GPS와 온도 및 습도 센서를 통해 벌통의 위치와 환경정보를 주기적으로 수집하며, 이는 NB-IoT를 통해 양봉농가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초저전력 설계로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방수·방진 기능이 있으며, 소프트웨어는 양봉농가에 재난정보, 농약 살포 지역 정도 등도 제공받을 수 있고 사용자는 벌통 등록, 위치기반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꿀벌응애 정밀관리·방제 노동력 절감
꿀벌 폐사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던 꿀벌응애 진단 기술을 개발하여 현장 실증하도록 하겠다. 꿀벌응애 자동식별장치 개발을 통해 노동력 절감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이미지 딥러닝기술을 통해 벌집 한 장만을 갖고도 벌통 내에 감염된 꿀벌응애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로 농가 현장 실증을 통해 처음으로 양봉농가에 선보이도록 하겠다.
또한 양봉생태과에서 개발한 꿀벌 우수품종의 양봉농가 보급을 서두르겠다. 2025년에는 5개의 꿀벌 증식장이 완공된다.

이에 농촌진흥청 양봉생태과는 전국 증식장을 담당하는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조기에 양봉농가에 우수품종 꿀벌을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양봉농가 소득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산 벌꿀의 기능성 구명을 식의약품 소재로 활용하도록 하겠다.

특히 헛개나무와 밤나무는 열매와 벌꿀 모두 활용이 가능하고 우수한 효능을 갖고 있는 다목적 밀원수로, 지역 특화작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효능과 성분을 입증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월동 꿀벌 피해는 국내 양봉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꿀벌의 중요성과 양봉산업의 변화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데이터를 기반한 스마트 양봉은 꿀벌과 양봉농가의 생존율을 높이고, 양봉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수입꿀 국내 시장 공략 가속화
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베트남산 벌꿀 국내 시장 공략이 올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무엇보다 경쟁력에 취약한 국내 양봉농가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따라서 민관이 협업하여 수입 벌꿀과 품질 차별화와 과학적인 기능성 성분 구명으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베트남산 등 외국산 벌꿀을 판별할 수 있는 원산지 판별 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2025년에는 판별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산업전반 체질 개선·인식 변화 필요

농촌진흥청은 현재 사용 중인 양봉 용어집을 새롭게 발간한다. 특히 양봉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관련 전문 용어들이 대부분 외국어나 외래어로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어 정확한 의미 전달도 안 될뿐더러, 양봉농가를 비롯해 일반인도 용어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을 주축으로 학계, 정부, 양봉 단체와 함께 꿀벌 피해 조사 지침을 제시하고 쉬운 양봉 용어집은 발간하였여 ’25년에는 양봉농가와 국민 의견을 반영하여 명문화하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농촌진흥청은 양봉농가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 수요기술 정보 수집, 개발 기술 현장 적용 사례 공유와 개선점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양봉에 관심 있는 청년 농업인과 창업농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기관, 정책 부서, 고객, 현장 등과 소통해 수요자 맞춤형 연구를 강화하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는 선진기술 도입을 넘어, 양봉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꿀벌 보호와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자연생태계와 농업, 그리고 우리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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