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란 국장]
관세 장벽 사라진 서바이벌 경쟁 시대
“K-축산, 디테일로 소비자 마음 잡아라”
2004년 칠레와 FTA 시작…20년 새 59개국 발효
내년부터 쇠고기 등 주요 축산물 줄줄이 관세 제로
한국축산, 규모의 경제 갖췄지만 디테일 미흡 지적
애국심 호소 아닌 경쟁력으로 소비자 선택 받아야
이웃과 상생하는 ‘긍정의 축산’으로…실천이 경쟁력
지금은 무역 전쟁시대.
다자간 UR/WTO 협상 시대를 지나 지금은 국가간 개별 협상으로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 발효중에 있는 국가는 2024년 말 현재 59개국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많은 국가들과 FTA를 체결한 이유는 FT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 축산분야에서는 더 할 수 없이 많은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매도 먼저 맞는 사람이 낫다는 말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걸까. 1차산업 분야에서 축산업계가 FTA의 매를 가장 먼저 맞았다. 그에 따른 정책적 뒷받침으로 FTA 체결 당시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왔다고는 하나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2004년 칠레와의 FTA 발효를 시작으로 가장 먼저 냉장 돼지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면서 봇물이 터졌다. EU는 2011년, 미국은 2012, 호주 2014년,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 2015년, 영국 2021년, 인도네시아 2023년부터 발효되면서 급기야 내년부터는 쇠고기 등 주요 축산물 대부분이 무관세로 들어오게 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축산업계에서는 이른바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대책을 쏟아냈다. 그 효과로 축산 농가는 줄었어도 규모화로 인해 나름의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국제 경쟁력이 어디 규모화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렇게 스케일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디테일에 미흡하다보니 환경 등의 문제로 축산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축산업이 혐오산업으로까지 낙인이 찍히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이란 비단 규모만을 따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축산물의 소비자인 국민과 바로 이웃을 생각하지 않은 경쟁력은 있을 수 없다. 경쟁력은 소비자의 마음까지도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애프터 서비스(After Service/AS)가 아닌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BS),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이 아닌 테이블 투 팜(Table To Farm)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 추진, 그에 따른 실천이 축산 현장에서 이뤄질 때 비로소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실천은 바로 지금부터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이기 때문이다. 미루지 말고 새해부터 바로 실천하면서 진정한 국제 경쟁력을 갖춰 나가길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