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우려 없는 양돈장, 클라스가 다르다”…전문가들도 감탄

  • 등록 2025.01.02 09: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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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식량주권을 위한 사육현장/양돈-전남 진도 유로팜
액비순환시스템 효율 극대화…별도 시설 가동없이 냄새 해결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작은 쓰레기도 허용않는 내외부…2차례 샤워 등 ‘철통방역’
‘환경친화농장’ 등 지정…화재 예방 ‧ 각종 ICT기술 접목도

 

 

돼지 키우기 힘든 세상이다.

홍수와 함께 민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양돈장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양돈현장의 첫 시작은 어쩌면 민원 없는 농장 만들기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남 진도군 임회면의 농업회사법인 유로팜(대표 신일식)은 이처럼 악화일로의 사업 환경 속에서도 양돈장이 생존하기 위한 ‘표본 모델’ 로서 손색이 없다.

 

 

“반대 시설”→ “우리 주민”으로

번식구간을 담당하는 자매농장 ‘이유팜(EU팜)’ 과 함께 모돈 650두 규모의 일괄농장을 구성하고 있는 유로팜 역시 다른 신규 양돈장들과 마찬가지로 출발부터 민원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농장주의 끈질긴 설득 끝에 지난 2018년초 양돈장 설립이 허가되고, 1년여의 공사를 거쳐 지난 2020년 6월 농장 완공과 함께 첫 입식이 이뤄지게 된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유로팜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 동네 주민”이라며 농장주를 반기는 마을 이장의 한마디에서 그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냄새 없는 환경친화적 양돈장을 만들겠다’는 농장주의 약속이 지켜진 것 외에 특별히 다른 이유는 없다.

 

 

‘보이는 냄새’ 까지 제거

방문 당시 구름이 잔뜩 끼고, 때론 소나기까지 내리는 날씨임에도 유로팜 주변에서는 양돈장임을 알 수 있는 냄새를 접하기 힘들었다. 농장에 들어선 이후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특히 ‘눈에 보이는 냄새’에 있어서는 국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깨끗한 농장이라는 주위의 평가를 반영하듯 농장 통로에는 작은 쓰레기 한조각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결과 유로팜과 이유팜 모두 농림축산식품부의 ‘깨끗한 축산농장’ 에 이어 지난해 4월에는 ‘환경친화축산농장’으로, 10월에는 ‘저탄소 인증 농장’ 으로 각각 지정됐다.

냄새 발생 유무와 가축분뇨 처리, 주변 경관 및 청결위생 등 3개 항목에 대해 집중 심사가 이뤄지는 ‘환경친화축산농장’ 은 국내 양돈장 가운데 20개소만 지정될 정도로 까다롭다.

신일식 대표는 “현장을 찾은 심사위원들이 냄새, 액비순환시스템, 주변 청결, 제반시설을 평가하며 ‘양돈장의 서울대학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365일 상시 관리 구축 ! 

냄새 없는 농장으로써 유로팜의 입지는 액비순환시스템의 장점이 극대화 되고 있기에 가능했다. ㈜에코바이론이 시공을 담당한 액비순환시스템의 하드웨어적 성능은 이미 국내 양돈 현장에서 검증을 받은 상황. 하지만 제대로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의미해 질 수밖에 없다.

유로팜의 경우 1일 1개의 슬러리볼 피트비우기 시행과 함께 슬러리 피트 1개당 매일 5분 정도씩 완숙된 고농도 액비를 돈방내에 공급해 주고 있다. 미생물 분해를 통해 슬럿지 퇴적에 따른 부패를 방지하는 한편 미생물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슬러리피트는 유로팜 30개, 이유팜 36개다.

유로팜은 이를위해 전담 직원 2명을 배치, 휴일에도 교대 근무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365일 상시 관리 및 점검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장 가동 초기 퇴비사 안개분사용 미생물을 집수조에 전부 쏟아붓는 직원의 실수로 거품이 넘치며 과태료까지 내야 했지만 액비순환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면서 (주)유로하우징의 ‘벽체 포집 냄새저감 안개분사시스템’ 가동을 중단하고도 냄새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가축분뇨 데칸타 처리 및 퇴비화 과정에서 냄새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 직접 개발한 냄새 제거 포집시스템을 퇴비사에 설치, 차아염소 처리를 통해 냄새를 제거하고 있는 게 추가적인 대책의 전부다.

아울러 액비순환시스템 과정에서 일부 발생하는 액비의 경우 멤브레인과 RO 필터 처리를 통해 맑은 물로 만들어 신축 퇴비사 냄새제거 안개분사용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장화 교체, 소독만 5회

냄새와 민원 걱정에서 해방되면서 유로팜은 오로지 생산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양돈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유로팜의 방역체계도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로팜의 경우 농장 외부에서 출입하기 위해서는 모두 5차례에 걸친 장화 교체 및 소독, 각각 2회의 샤워와 에어샤워, 그리고 80°C 고온 사우나에서 5분대기 단계를 거쳐야 한다.

외부 차량은 농장진입 자체가 불가능할 뿐 만 아니라 외부 물품도 2차례의 보관소 소독 및 살균이 이뤄진다. 후보돈사는 농장입구에 격리시켜 방역 관리도 철저히 하고있다.

후보돈 입식과 순치후 모돈군 편입시 각각 혈액검사를 실시, 외부로 부터의 오염원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화재 걱정없는 돈사

여기에 국내 무창돈사 대표기업인 ㈜유로하우징의 30년 기술력과 노하우가 총 동원된 유로팜의 최첨단 시설은 최고의 생산성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난연 PVC 거푸집의 신공법 적용과 함께 난연 최고 V-O 등급 및 IP 67등급의 전기 방수잭 등 화재 방지는 물론 부식 최소화를 위한 돈사 설계, 자재 채택은 기본이다.

(주)유로하우징이 개발한 반영구 바닥재 ‘유로슬랏’도 단점이 추가 개선돼 적용됐다. 동물복지와 사육흐름을 고려해 설계된 임신사의 경우 동물복지형 스톨과 운동장을 확보했다. 분만사에 설치된 유로하우징 자체 개발 복지형 분만틀은 넓이 조정까지 가능하다.

복층구조로 단위면적당 사육두수를 3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초기자돈사, 후기자돈사, 비육사 설계도 눈에 띈다.

유로팜은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 기후에 최적화 된 환기시스템이 무엇보다 큰 강점이다.

3단형 멀티박스를 통해 온도관리가 중요한 겨울철과 환절기 소량의 공기만으로도 적정량의 신선한 산소를 돼지에 공급하는 등 정밀한 입배기가 이뤄지고 있다. (주)유로하우징이 네덜란드 핸드릭스사의 기술을 도입, 국내 현실에 맞게 30년간 꾸준한 개발을 거쳐 최고의 환기시스템으로 탄생시킨 기술이다.

 

 

여성직원 샤워실 별도 설치

직원 복지에 대한 남다른 배려 또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한 요인이다.

이유팜 신승환 이사는 “상시 근무직원이 내국인 3명을 포함해 9명이다. 농장 규모에 비해 많을 수도 있지만 정밀관리가 가능, 최종 생산비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며 “외국인 직원들에게도 1인 1실의 최신 숙소를 제공하고, 돈사 근무 여성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샤워실도 운영하는 등 쾌적하고 편안한 근무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Y 26두도 부족

유로팜은 올해 MSY 26두의 생산성을 기록했지만 아직까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저수익 기조가 고착화 되고 있는 국내 양돈산업의 흐름을 감안할 때 내실을 다지면서도 생산성은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는 곧 규모화와 함께 유로팜이 제시하는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다.

 

■인터뷰 / 유로팜 신승환 이사

 

 

 

"냄새저감 과잉투자 절대 금물"

 

 

부친을 대신해 유로팜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승환 이사는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고 병역 의무를 마친 후 또 다시 ‘한국농수산 대학’ 을 수료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도시 생활을 미련없이 접고, 양돈인으로서 삶을 새로이 시작한 만큼 확실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 배경이 됐다. 그만큼 열정 또한 누구 못지 않다.

신승환 이사는 “가축분뇨 액비순환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면 별도의 냄새 제거 시설은 불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환경친화축산농장’ 과 ‘저탄소농장’ 인증을 위한 심사위원단의 현장 방문시에도 별도의 냄새 저감 시스템 가동을 중단했지만 냄새 발생이 전혀 없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뒷받침 됐음은 물론이다.

단, 액비가 충분히 부숙돼야 한다는 게 신승환 이사의 지적이다. 지린내 또는 불쾌한 된장 냄새가 심한 액비는 완성된 게 아닌 만큼 절대 착각 해선 안된다고.

따라서 액비순환시스템만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들 수 있다면 값비싼 유럽식 냄새 저감시스템은 필요치 않다고 자신했다. 유로팜이 이를 증명하는 실제 사례다.

“예를들어 3천두 규모 신축시 건축 평수가 1천평인 일괄농장일 경우 에어샤워기와 중앙 포집용박스 건축비 등 유럽식 냄새 저감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약 10억원 정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신승환 이사는 “하지만 유럽은 우리처럼 미생물을 활용한 가축분뇨처리시스템이 아니다. 대형라군 탱크조에서 발효를 거친 후 경작지 살포 또는 바이오가스플랜트 시설로 반출하는 구조다 보니 황산, 물을 분사하는 기계식 시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스템을 우리가 도입할 경우 이중의 과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신승환 이사는 국내 실정에 가장 적합한 시설과 운영기술이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임을 거듭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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