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유한상 교수(서울대학교) 수의전염병학
가축전염병의 방역은 질병의 특성, 국가의 방역의지, 경제·사회적인 영향 및 국제적 관계 등에 따라 시대에 맞는 방역 목표의 설정과 체계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는 정확한 역학적 분석을 통한 시대상의 반영이 필수조건이다. 그럼, 우리는 럼피스킨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나?
약 100여 년 전 남부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하여 중동, 중앙아시아 등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럼피스킨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의 전염병이 되었다. 럼피스킨은 침파리, 모기 등 매개곤충에 의해 전파되며, 고열, 우유 생산감소, 유산, 피부 및 내부 장기에 결절을 형성한다. 발생시 가죽의 폐기, 생축 및 고기의 국제적 교역 저해 및 국가의 가축전염병 관리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와 직접적 관련을 가진다.
우리나라는 2023년 10월 충남 서산 한우 농장에서 처음 발생후 전국적인 백신접종, 매개곤충의 구제 등 철저한 방역을 시행하여, 2024년에는 산발적인 발생에 그쳤다. 역학조사 결과 2023년도 발생은 해외 발생지역으로부터 선박, 기류, 사료곡물 등을 통해 감염된 매개곤충 또는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어 직접 접촉, 축산차량 등에 다양한 경로로 국내에서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도는 백신접종 기피, 누락 또는 백신접종 유예 개체 관리 미흡 등 내적 요소가 더 많은 관련성이 있는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역학조사 결과는 철저한 내적 요소의 관리 없이는 럼피스킨병의 지속적인 발생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럼피스킨의 근절을 위한 중·장기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축전염병 방제의 성공은 방역 당국의 방역대책이 축산현장에 실질적인 적용여부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여러 분야에서 대외의존도가 높고, 주변국에서 지속적인 발생, 백신접종의 기피 및 누락, 접종 유예 개체의 관리 미흡, 농가의 이해 부족 등으로 방역계획의 현장 적용에 빈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철저하고,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럼피스킨 주요 중장기 대책은 작년 국내에 첫 발생 이후 방역대책 추진 상황 등을 평가하여 1종 가축전염병에서 브루셀라병, 결핵병과 유사한 관리수준의 2종 가축전염병으로 조정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백신접종 정책은 장기적으로 농가가 자율적으로 백신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내년도 발생 상황, 국내유입 경로, 전파양상, 매개체 예찰 결과 등을 토대로 전국 단위 위험도 평가를 통해 자율접종 정책 전환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의 방역 대책은 시대상을 반영한 제도개선, 축산인들에 대한 교육 홍보,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할 수 있는 방역 대책의 수립과 함께 전문가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번의 방역 대책이 국내 가축전염병 방역의 기본 틀을 확립하고, 국제적인 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이며, 현실적인 대책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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