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9주년 특집> 탄소중립 실천 현장<양돈> / 충남 홍성군

  • 등록 2024.10.01 14: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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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한돈브랜드 발상지 ‘홍성’ 현실화…저변화 표준모델 눈앞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탄소발자국’ 지운 지자체 브랜드 추진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홍성군 저탄소 인증제 도입…각 단계 기준 제시‧전폭 지원도

곧 브랜드 사업단 발족‧인증조례 제정…2025년 첫 출시 전망

 

 

한국 축산의 1번지 충남 홍성이 술렁이고 있다.

지역공동체에 의한 저탄소 축산물 브랜드의 출현이, 그것도 지자체 주도하에 국내 최초로 홍성에서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3년전부터 거버넌스 구축

홍성군은 사육-유통-소비로 이어지는 축산물 생산 및 공급체계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탄소저감 체계를 구축, 저탄소 축산물 인증과 연계한 지역브랜드를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3년전부터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빠르면 내년 초 홍성브랜드를 단 저탄소 축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홍성군의 이같은 행보는 다변화 된 축산물 유통시장 및 소비자 니즈에 적극 부응, 지속가능한 홍성 축산업 실현과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홍성군의 선택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탄소중립’ 축산물로 귀결됐다. 정부의 축산정책 기조와 더불어 ESG 축산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관내 농장 빅데이터 수집중

홍성군은 이에따라 지난 2021년 홍성군 축산유통팀을 중심으로 한 민관협의체를 통해 거버넌스를 구축, 한돈을 저탄소 축산물브랜드 우선 적용 대상으로 추진키로 결정하는 한편 세부 계획수립과 함께 본격적인 기반 마련에 돌입했다.

지난 2022년 6월 2억원의 예산을 투입, 민관협의체 참여농가 10개소에 대해 냄새(사용 전력량, 기상 포함) 모니터링 장비를 공급했다. 이듬해 2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모두 3단계에 걸친 ‘한돈브랜드 연계 저탄소 축산물인증제’를 건의하기도 했다.

1단계에는 농장 사양관리와 가축분뇨 처리, 2단계는 전기 및 재생에너지 사용, 3단계는 운송 및 수송단계에서 각각 배출되는 탄소 계량과 함께 저감 기준을 제시하고 홍성지역에서 지구단위 시범사업을 전개해 보자는 게 그 골격이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민관협의체 참여 식육포장처리 기업 2개소에 대해 냉장육 유통시 재사용이 가능한 크레이트 박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대한한돈협회 등 다양한 기관 및 단체와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에 대한 기준 수립을 위한 협의도 진행중에 있다.

특히 시작 단계부터 냄새 모니터링 장비 지원 농가를 비롯한 홍성 관내 25개 양돈장을 대상으로 ESG 및 탄소중립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을 3년째 지속해 오고 있다.

 

정부 인증기준도 감안

저탄소 인증 한돈브랜드 개발을 위한 홍성군의 노력은 올들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홍성군은 정부로부터 저탄소 인증을 획득한 관내 농가를 중심으로 한돈브랜드 사업단 발족과 함께 법률적 뒷받침을 위한 ‘저탄소 축산물 인증 조례’ 까지 제정할 계획이다.

해당 조례에는 생산에서부터 운송‧출하에 이르는 모든 탄소에 대해 ‘Scope 1~3’ 까지 글로벌 스탠다드 및 정부 기준을 감안한 저탄소 축산물 인증 기준 및 평가 프로세스가 담길 예정이다.

홍성군에 따르면 ‘Scope 1’ (직접 온실가스 배출)의 경우 축사내 암모니아 및 에너지화 시설 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분뇨 정화방류, 순환시스템 등 호기성 발효 처리 농가도 포함될 전망이다.

‘Scope 2’ (소유자산 간접 온실가스 배출)는 전력 사용량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 도입 및 태양광등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가, ‘Scope 3’(벨류체인 온실가스 배출)는 지역 도축장 및 사료공장을 이용해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저감 기준까지 각각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군은 이미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Scope 1~2’를 만족할 수 있는 각 단계별 탄소 배출량과 감소 방안까지 사실상 마련해 놓은 상황. 따라서 내년부터는 홍성브랜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저탄소 축산물 생산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통하게

하지만 제대로 된 저탄소 축산물이라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다면 지속되기 힘든 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홍성군은 저탄소 인증 한돈브랜드의 고유 로고 및 명칭과 함께 마케팅에 활용할 스토리텔링 개발도 병행해 왔다.

특히 생협과 프리미엄 유통업체 등 저탄소 축산물에 관심있는 기업 및 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전 시장 확보를 위한 전방위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학교 급식 등 중장기적 수요 확대 방안 모색도 그 일환이다.

이와함께 배출가스 저감 기술별 모니터링 방법, 축사여건에 다른 기술별 차이, 전력 소비량 측정 등 인증 단계별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발굴,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저탄소 인증을 확대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탄소저감을 위한 모니터링 장비의 확대 지원과 브랜드육 품질 균일화를 위한 보조사료비 지원, 출하장려금 지급 등 군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브랜드 참여 농가의 꾸준한 확대도 도모할 계획이다.

가축 사육두수가 많은 주산지로서 축산 1번지가 아닌, 저탄소 축산물의 발상지로서 축산 1번지를 꿈꾸고 있는 홍성군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cope란

사업장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계를 설정, 정량화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일종의 ‘탄소회계’다.

Scope 1은 사업장이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는 배출원으로부터 직접 발생하는 배출량을, Scope 2는 사업장에서 구매한 전기, 열, 냉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배출량을 의미한다. Scope 3은 사업장 활동의 결과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즉 협력업체와 공급망, 운송 등 가치 사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적인 배출을 포함한다.

 

<인터뷰>저탄소 축산물 브랜드 추진 주역 / 홍성군 윤성필 팀장 . 성우농장 이도헌 대표

 

“한국축산 1번지인 홍성을 저탄소 축산의 표본 모델로 만들어 보자”는 홍성군과 관내 내 축산인들의 의기투합은 축산 현장이 체감 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탄소발자국’ 지우기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에따라 홍성군에서 저탄소 인증 축산물 브랜드사업의 실무를 주도하고 있는 홍성군 윤성필 축산유통팀장과 성우농장 이도헌 대표.

윤 팀장과 이 대표는 정부 대책의 하나로 저탄소 사료를 사용할 경우 사육기간 증가와 함께 오히려 탄소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지적, “탄소저감 실적에 대해 국가단위의 계량화가 필요한 정부 입장은 이해한다. 다만 LCA를 통한 과학적 분석이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방식의 탄소 저감량 대신, 추청치를 인정해 주는 접근이 최선인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홍성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목표 아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권장 최신 버전(2019년 기준)의 기준을 적용한 저탄소 인증제 및 브랜드화를 추진하게 됐다.

사육-유통-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 이를 저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현장에 컨설팅하고, 브랜드화 함으로써 저탄소 축산을 점차 저변화 해 나간다는 게 그것이다.

우선 농장단계에 집중되고 있지만 홍성군과 이도헌 대표가 사업 준비 시기부터 탄소 배출 관련 빅데이터 수집에 나서는 한편 냄새 모니터링 과정에서 전기사용량을 함께 측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제가 배경이 됐다.

다만 정부 인증기준과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현실도 직시했다. 이에 저탄소 축산물 인증 조례 제정시 정부 인증 기준도 함께 고려하는 방안을 홍성군에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제대로 된 저탄소 인증 축산물을 만드는 것과 그 가치 그대로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잘 팔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유통 및 홍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윤성필 팀장과 이도헌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지역공동체를 통한 탄소배출권 거래까지 가능해 질 것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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