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성장 염소산업, 체계적 육성을

  • 등록 2024.07.24 09: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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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농가·사육두수 ‘개식용 금지법’ 이후 급증
올 염소경매시장 12곳 개장…연말까지 17개로
구심체 부재…정확한 통계 기반 정책 발굴 긴요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염소가 새로운 소득 축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체계적인 산업육성을 위한 관련기관 단체의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2년 기타가축통계에 따르면 염소 사육농가는 2020년 1만2천809가구, 2021년 1만982가구, 2022년 1만73가구이다. 사육두수(재래산양, 유산양 포함)는 2020년 50만7천991마리, 2021년 44만3천94마리, 2022년 43만2천765마리이다. 2011년 1만4천92농가 24만7천943마리, 2015년 1만367농가 28만4천121마리에 비교하면 사육두수가 꾸준하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개식용 금지 따른 대체 축종 부상
특히 통계상 농가와 사육두수가 2020년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올해 ‘개식용 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농촌에선 염소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다수 육견농가가 대체 축종으로 염소를 선택하고 있어 사육두수가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현장축산인들의 전언이다. 사육규모 역시 소규모 겸업농과 대규모 전업농으로 양극화 현상으로 보이면서 규모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기준으로 100~300두 농가는 705호(7.0%), 200~500두 농가 180호(1.8%), 500두 이상 농가 134호(1.3%)였다. 농식품부 통계를 보면 염소 생산액은 2015년 758억원에서 2020년 1천526억원, 2021년 1천77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염소가 육견을 대체하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입육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65만4천344kg(5만5천145두/이하 두당 30kg 환산)였던 수입육은 2021년 202만7천94kg(6만7천570두), 2022년 343만634kg(11만4천354두), 2023년 617만9천501kg(20만5천983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부터 매년 두 배 정도씩 수입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염소 사육농가가 크게 늘면서 일선축협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난해까지 2개에 불과했던 염소경매시장이 올해 벌써 12개소로 늘었다. 연말까지 17개소로 늘어날 전망이다. 염소경매시장은 2017년 12월 충주축협의 첫 개장에 이어 2020년 4월 부여축협이 개장해 운영해왔다. 올해는 4월 인천강화옹진축협, 의성축협, 5월 함양산청축협, 6월 보성축협, 화순축협, 강진완도축협, 7월 강릉충협, 동해삼척태백축협, 보은옥천영동축협, 남원축협 등이 잇달아 개장했다. 파주연천축협과 함안축협은 8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축협 염소경매시장을 통한 거래두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5천196마리에서 2023년 7천553마리, 2024년 6월 기준 9천779마리가 거래됐다. 연평균 낙찰가격은 2022년 1만6천539원(kg), 2023년 1만6천958원, 2024년 6월 1만8천269원으로 집계됐다. 산지 가격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염소 농가가 늘고, 경매시장도 따라서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남 화순·강진 도축두수 최다
염소 도축두수(도축장 이용)은 2019년 14만5천450두에서 2020년 16만1천667두, 2021년 14만8천222두, 2022년 12만3천714두, 2023년 15만7천756두로 집계됐다. 염소도축장은 경기 한국축산혁신협동조합, 강원 행구축산, 춘천흑염소도축장, 충북 예성실업, 제천염소도축장, 충청산업, 충남 산성식품, 전남 녹색흑염소, 가온축산, 경북 김천염소산업, 경신산업, 경남 제일리버스, 우성, 제주 제주축협공판장 등 14개소이다.
2023년 기준으로 도축두수가 가장 많은 곳은 화순 녹색흑염소(2만5천447두), 강진 가온축산(1만6천860두)이었다. 염소 도축두수는 자가도축으로 인해 정확한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며, 업계에선 연간 자가도축 규모를 30만두로 추정하고 있다.
지역축협 조합원 중 염소 사육농가는 4천288호, 사육두수는 35만5천487마리로 집계돼 있다. 이는 가장 최근 조사한 2022년 말 기준자료로, 현재는 염소 사육조합원과 사육두수가 더욱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염소 사육농가와 사육두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축산현장에선 염소 농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하는데 정부 통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염소 관련 정책도 기존의 구제역 백신 공급, 그리고 올해 도입한 혈통등록 외에 부재하다. 정부도 ‘개식용 금지법’에 따른 염소 사육 증폭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일선축협 역시 가축시장을 활용한 염소경매시장 운영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염소 사육조합원을 위한 질병 관리, 생산성 향상, 정육 유통 등 체계적인 지원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농협 축산경제도 염소경매시장 관련 동향에만 신경 쓸 뿐 그다지 다르지 않다.


양대 생산자단체 ‘평행선’ 
한국흑염소협회와 한국염소축산업협회가 있지만 별다른 역할이 없는 상황이다. 2016년부터 양 단체의 통합이 시도됐지만 무산 이후 협회와 농가 간 내분 문제와 해외 종축 수입에 대한 의견 불일치 등으로 갈등만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된 협회 부재는 자조금 사업 추진을 가로막고, 나아가 산업의 호재를 활용하지 못하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염소가 소비자의 사랑속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단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신정훈 jw3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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