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꿀’생산 방식으로 양봉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 등록 2024.07.17 09: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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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벌꿀 품질 차별화…소비자 중심 산업재편 필요성 제기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수입 벌꿀과 품질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농축꿀’ 생산 방식에서 자연 그대로의 ‘숙성꿀’ 생산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양봉업계 대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UR· FTA 체결로 인해 국내 농·축산물 대외 개방 확대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양봉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내 양봉업은 오랜 역사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대부분 양봉농가는 ‘농축꿀’ 생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베트남 FTA 체결로 베트남산 벌꿀에 대한 관세 철폐마저 목전에 두고 있어 국내 양봉산업의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농축꿀은 식물이나 꽃에서 꿀벌이 화밀(식물의 꿀샘에서 분비되는 당)을 물어와 소비에 저장하면 양봉농가들은 이동양봉을 통해 평균 3~4일 만에 채밀 작업을 통해 벌꿀을 수확한다.
갓 수확한 벌꿀은 수분 함량이 기준치보다 높아 기계적인 힘(농축기)을 동원해 저온으로 수분 함량을 낮추는 농축 과정을 거쳐 비로소 꿀을 생산된다. 이러한 농축이라는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벌꿀 품질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로 ‘숙성꿀’은 꿀벌이 식물에서 화밀을 물어와 이를 소비(육각형 벌집)에 저장하고, 짧게는 10일부터 길게는 15일 동안 날갯짓을 통해 수분 함량이 19% 이하로 낮춰지면 꿀벌이 스스로 밀랍을 이용하여 벌집 입구를 봉하기 시작한다.
밀봉된 벌집을 밀도(꿀칼)로 밀랍을 제거한 후 채밀기를 이용해 채밀한 벌꿀이 자연 그대로의 숙성꿀이 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주 꿀샘식물인 아까시나무꽃 개화 시기가 예전에는 남녘부터 강원도 북부까지 30일 동안 순차적으로 개화했으나,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동시 개화 또는 10여 일 이내로 단축되어 꿀 생산에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더 꿀을 생산하여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인위적인 농축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에 중국, 베트남 등의 경우 넓은 토지에 산림자원이 풍부하고 양봉업에 종사하는 농가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우리나라처럼 농가 간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고도 숙성꿀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어 농가들이 큰 힘을 안 들이고도 천연꿀을 생산한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양봉업은 유밀 기간이 짧고 생산비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다 보니 가격경쟁력에서 매우 취약한 게 현실이다. 결국 수입 꿀과 무한 경쟁하려면 벌꿀 품질 차별화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기존의 농축꿀 생산 방식을 탈피한 숙성꿀 생산으로 전환해야만 품질 차별화가 가능하므로 소비자 중심의 산업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전우중 jwjung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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