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 현장 폐기자재 처리에 골머리

2024.06.12 08:57:36

관련 규정 없어 농가 자체 처리 어려움 가중
소각처리 집화장도 태부족…전국 확충 시급
친환경 자재 사용…연료로 재활용 방안 필요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꿀벌을 키우다 보면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 폐기자재 처리를 놓고 양봉 농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봉장 주변 한 켠에는 미처 처리를 못 한 각종 벌통과 폐기자재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미관상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꿀벌 질병 서식의 온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양봉농가에서 발생하는 폐기자재 처리에 관한 규정과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농가 스스로 양봉장과 주변을 깨끗이 정리 정돈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폐기자재 처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일부 농가들은 산업용 폐기물로 지역 소각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산업용 폐기물 처리장이 전국 몇 곳에 불과해 이를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양봉장에서 나오는 폐기자재는 대부분 수명을 다한 벌통과 벌집(소비)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나마 처리가 가능한 처리장을 찾는다 해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반입을 거절하는 소각장도 부지기수다. 그뿐만 아니라 소각 처리비용도 농가들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폐기자재를 땅에 묻을 수도 없고 위험을 무릅쓰고 태울 수도 없는 일. 이에 양봉업계는 양봉장에 늘어나는 폐기자재를 집중 수거해 처리할 수 있는 집화장을 전국 곳곳으로 늘려 줄 것을 관계 당국에 요청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벌통은 전형적인 나무 소재를 활용한 나무 벌통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5~6년 전부터 압축 빈도가 낮아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스티로폼 벌통부터 EPP 벌통, 파라다이스 벌통 등 다양한 소재의 벌통이 국내에서 제작되거나 수입을 통해 이용되고 있다.
나무 벌통은 자연 친화적 소재인 나무로 제작되어 온·습도조절에 적합하고 견고하며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다소 무겁고 겨울철 월동 포장에 따른 어려움과 이동양봉에 따른 노동력이 늘어난다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
최근에는 발포폴리스타이렌(EPS·Expanded Polystyrene) 재질과 발포폴리프로필렌(EPP ·Expanded Polypropylene) 재질의 벌통 제품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기존 나무 벌통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단열성이 좋으며, 노동력 또한 절감되고 월동 포장이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들 제품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날이 갈수록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이들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재활용 여부, 내구성 문제가 항상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은 여전히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EPS·EPP 벌통은 수년간 사용하다 보면 각종 이물질로 인해 폐기 또한 재활용도 어려울뿐더러, 잘못하면 되레 양봉업이 기존의 환경과 생태계 유지·보전의 책무를 벗어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농가들도 제품 선택에 있어 무조건 편리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먼저 생각해서라도 나무 벌통을 사용하되, 소비의 경우 밀랍을 제거한 후 모두 한곳으로 모아 철저한 소독을 거쳐 펠릿으로 가공하여 연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전우중 jwjung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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