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성 섭 대표(㈜바이오비)
최근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섣불리 예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금물이다.
이번 사례를 보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농약 살포, 영양부족, 농약 중독, 날씨 영향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만은 사실로 보여진다.
특히 농약 살포는 외부적으로 벼, 과수 및 시설작물 재배 농가에서 살포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는 몸집이 작은 꿀에는 특히 치명적(수명 단축·귀소본능 상실 등)이며, 양봉장 내부적으론 양봉용(마이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여러 농약 성분 살충제 누적과 불균형한 영양공급(저단백)으로 인한 것으로, 해외에선 2006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속해서 군집붕괴현상(CCD)의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군집붕괴손실(겨울~봄)은 사봉(죽은벌)이 벌통 내외부에 쌓여 있는 상태이며, 주요 요인은 추위, 영양부족, 응애 피해, 산화스트레스(활성산소 증가), 여왕벌 문제 등이 원인이다. 군집붕괴현상(CCD)은 사봉이 봉 장내에 없는 상태이며, 원인은 상기 기재한 내용과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 농가 분들이 하실 일들은 아래와 같이 관리함으로써 최대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
◆ 외부적 해결책
농약 살포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입안되어야 막을 수가 있기에, 당장은 적용하기 어렵고(해외는 2017년부터 꿀벌피해 농약생산금지), 농식품부에 양봉산업의 화분매개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서 보상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양봉협회 내 고문이나 사외이사로 퇴직한 양봉 관련 전문가 또는 대학교수진을 확보해, 피해 농가 현황조사 및 대변 역할을 통해 학술적 명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적으론 양봉협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원들과의 지속적 교류 및 단체행동을 통해 양봉농가의 권익을 확보해야 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가축전염병 방역예산은 총 3천714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양봉농가에 지원하는 방역예산은 고작 연간 75억원(응애약 30억, 노제마 22억, 낭충봉아부패바이러스 21억)에 불과해 양봉농가 방역에 한계점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축산농가 수 대비 양봉농가는 15% 정도 차지하는 반면에 방역예산 배정은 2% 수준에 머물고 있어 현실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양봉농가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그만큼 많아야 여러 동물약품 업체에서 수입하든 국내 기술로 개발하든 할 것인데 중국제품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만큼 내성 문제로 오늘과 같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 내부적 해결책
시간이 걸리더라도 농약 중독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농약 성분의 살충제 사용을 되도록 줄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현재는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소독제를 사용해 안전한 양봉장 관리에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는 잘못된 화분떡 조성을 개선(계절별 화분 유입 상황을 고려해서 화분 함량을 최소 30% 이상 조절)하고, 부적합한 면역증강제(현재 영양제 대부분은 용량 대비 단일성분의 고가이며, 꿀벌 생리 및 면역체계, 소화기관을 연구하지 않고 개념으로 판매하고 있음)보다는 단백질 구성이 풍부한 화분(여러 화분을 혼합: 도토리·다래·유채·커피·잡화분 등)을 추가로 먹이를 주는 것이 꿀벌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사람도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적절한 운동 이외도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등은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종합 영양제 등을 먹어야,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추게 된다. 그렇지 않고, 불균형한 식사(탄수화물 위주), 무리한 노동, 체온 하감, 불결한 위생관리 등은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꿀벌 또한 꿀(또는 설탕), 화분 이외, 자체적으로 합성하지 못하는 아미노산(10종), 비타민(3종), 항산화물질 등을 반드시 농가가 공급해주어야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봉장 주변에 밀원식물인 꿀샘식물(밀원)을 반드시 심고 가꾸어, 벌들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해야만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