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스포츠들에 남은 ‘경마’의 흔적들

  • 등록 2021.05.07 10:53:58
크게보기

경마에서 유래된 다양한 스포츠용어의 뜻과 의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어린이 날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잠실 더비’를 벌인다. ‘더비’는 가까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말이다. 축구에서는 ‘맨체스터 더비’, ‘엘클라시코’ 등이 있다.
이런 ‘더비 매치’는 경마에서 비롯됐다. 경마는 기원전까지 거슬러가는 그 오랜 역사 덕에 현재 스포츠에도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더비’의 기원은
1789년 영국의 더비 백작은 3세마들을 모아 대결시키는 경주를 기획했다. 앱섭다운스 경마장에서 첫 더비경주가 개최됐다. 이는 오늘날까지 ‘앱섬더비’로 이어오고 있다.
연령제한이 있기에 경주마에게는 딱 한번밖에 우승의 기회가 없어 경마팬들의 인기를 모았고, 최고의 경주로 부상했다. 실제로 영국의 '앱섬 더비'는 1·2차 세계대전 중에서도 멈추지 않았을 만큼 영국인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앱섬더비’를 본떠 미국의 ‘켄터키 더비’, 일본의 ‘재팬 더비’, 홍콩의 ‘홍콩 더비’ 등 100여개 국에서 자체적인 더비 대회로 발전시켰다.

■‘트리플크라운’도
특히 경마를 스포츠 상품으로 발전시킨 미국은 ‘켄터키더비’와 관련해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단어도 만들어냈다. 한 경주마가 ‘켄터키 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세 경주를 모두 우승하면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안게 된다.
이는 1930년 미국의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가 위 세 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후, 그의 자마 ‘오마하’가 또다시 1935년 세 경주를 모두 싹쓸이하자, 한 스포츠기자가 이를 ‘트리플크라운’이라고 기술한데서 시작됐다. 한 해에 주요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하기에 달성이 매우 어렵다. 
이 ‘트리플크라운’은 스포츠계 뿐 아니라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오스카, 에미, 토니상을 달성하거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때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최대치를 기록할 때도 쓰인다.

■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유래는
경기시즌 내내 1등을 차지하며 우승을 했을 때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라고 한다. 특히 골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골프 경기의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와이어투와이어’의 유래는 1700년대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마 경기에서 우승자를 판별하기 위해 출발선과 결승선에 철사(wire)를 설치했다고 한다. 1등으로 달린 말이 가장 먼저 이 철사를 끊게 되기 때문에 ‘출발선의 철사에서부터 결승선의 철사까지’(wire to wire) 1등을 지켰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기권승을 W/O라고 부르는 이유는
상대선수의 실격 또는 부상으로 인한 기권승을 ‘워크오버’라고 부른다. 이 역시 경마에서 유래됐다. 경마에서는 경주에서 단 한 마리만이 남더라도, 경주 코스를 완주해야 한다. 끝까지 경주로를 걸어야하기에 이 규정을 ‘워크오버’ 라고 부른다.
18세기 전설적인 경주마 ‘이클립스’는 그 압도적인 실력으로 무려 8차례나 워크오버를 기록했다. 상대 경주마들이 패배를 직감하고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김영길 kimy2908@naver.com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