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거래 유지 위해 손해 감수 울며 겨자먹기식 납품 속출
소비 감소·원가 상승 후폭풍…“재고 제품 위주 할인을”
“많이 팔려서 좋기는 한데…” 축산물 가공·유통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대형마트 할인행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달 초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프로야구 개막 일정에 맞춰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벌였다. 이마트의 경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을 최대 40% 싸게 팔았다.
특히 국내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목심은 단 하루(4월 3일)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100g당 1천280원이라는 파격가를 내걸었다.
한우 등심·국거리 40% 할인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이례적 이벤트다.
롯데마트 역시 동물복지 닭고기, 돼지고기 등을 20% 할인가에 판매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전 품목을 50% 저렴하게 팔고, 4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보냉 가방을 줬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축산물 가공·유통업체들은 이러한 할인 이벤트가 반갑지만은 않다.
한 가공 업체는 당장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이 정도 할인행사라면 밑지고 팔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삼겹살은 kg당 2천원 가량 손해다. 솔직히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납품해야 한다. 행사물량을 줄여달라고 당부했다”고 토로했다.
유통 업체는 “이벤트 대다수는 소비자 선호품목이기 때문에 재고를 덜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할인 이벤트 이후 뚝 떨어지는 소비감소 ‘역풍’도 감내해야 한다. 물량을 대느라 원료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축산물 가공·유통 업체들은 이렇게 대형마트 할인행사가 당장 적자 발생, 향후 소비 감소, 원가 상승 등 ‘3중고’를 유발하지만, ‘지속거래'를 위해서는 대형마트 할인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는 “이왕이면 재고물량이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이벤트를 벌였으면 한다. 양보와 협력을 통해 상생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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