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2021년 3월 29일. 요즘 시끄러운 여러 문제들 속에서 국회에서는 ‘국회ESG포럼’이 출범했다. 여야 구분 없이 58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여를 밝혔다고 하니 정원의 20% 정도가 참여하는 거대 국회 연구포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 산업체, 연구소, 경제단체, ESG 전문기관 등 128개 기관들이 회원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이 포럼에서는 ESG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모였으니 무엇인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ESG는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의 첫 알파벳을 연결한 단어이며 기업이 지속가능(sustainability)할 수 있도록 하는 3가지 핵심 요소이다. ESG는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제시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UN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에서 ESG를 투자 결정, 자산 운영에 고려한다는 원칙을 발표하여 본격적으로 확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전 세계적으로 경험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환경과 사회적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시너지가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삼정KPMG의 보고서 ‘삼정인사이트’ 74권(2021)에서는 ESG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했다. ESG는 기업의 중장기 기업 가치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비재무적 성과를 의미한다. 우선 환경(E)의 세부요소로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환경오염·환경규제’,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자원 및 폐기물 관리’, ‘에너지 효율’, ‘책임 있는 구매·조달 등’을 내세웠다. 사회(S)의 경우 ‘고객만족’, ‘데이터 보호·프라이버시’, ‘인권·성별 및 다양성’, ‘지역사회 관계’, ‘공급망 관리’, ‘근로자 안전 등’을 제시했다. 지배구조(G)의 경우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뇌물 및 반부패’, ‘로비 및 정치 기부’, ‘기업윤리’, ‘컴플라이언스’, ‘공정경쟁 등’으로 구분했다.
독자께서는 바로 느끼셨을 것이다. 환경(E)은 현재 우리 축산업이 직면한 냄새, 분뇨처리, 온실가스/기후변화, 효율성 등과 직결된다. 사회(S)는 스마트축산, 외국인 노동자, 민원, 작업자 안전 등의 고민 사항과 같다. 동물복지는 환경(E)과 사회(S) 중 어는 곳에 넣어도 될 것이다. 협동조합이나 일반 농가가 아닌 축산 관련 기업들은 지배구조(G)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ESG가 본격적으로 우리 국민들 사이에 인식된다면 지금까지의 냄새면 냄새, 분뇨면 분뇨, 온실가스/기후변화면 온실가스/기후변화, 동물복지면 동물복지…이렇게 따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이슈가 지나가면 잠잠해지는 그런 경험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복합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 말 그대로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오게 될 것이다.
오늘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지난 5년간 ESG에 대한 관심도를 구글 트렌즈에서 비교하여 보았다. ESG검색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난 3월 14~20일을 100%라고 했을 때 2016년 4월 3일부터 2020년 9월 13~19일까지 20%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다음 주에 25%를 넘고 급속히 관심이 증가하여 2021년 2월 21~27일에는 100%에 도달했다. 이 자료에서 보듯 오늘의 100%는 미래의 50%(국민들의 관심이 2배 증가)가 되고, 10%(관심이 10배 증가)가 될 수도 있다. 즉, 내가 모르고 있고 대응하지 않고 있는 큰 쓰나미(ESG에 대한 관심)이 미래에 나에게 닥칠 것이다.
이 물결은 이미 발생했다. 이제 어떻게 대응할 지가 중요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이 모였다. 그들은 법을 만든다. 축산관련 단체에서는 그 곳에 들어가 있는가? 아니, ESG에 대해 알고는 있었는가?
축산신문, CHUKSANNEWS